요즘 자꾸 드는 생각인데, 예전엔 뭔가 인생에 메인 퀘스트가 딱 있는 줄 알았거든. 대학 가면 끝, 학점 챙기면 끝, 스펙 쌓으면 끝. 근데 막상 와보니까 퀘스트창만 더럽게 많고 보상은 랜덤이더라. 팀플 하나 끝내면 과제 둘 생기고, 알바 갔다 오면 통장에 돈은 잠깐 스쳤다가 바로 증발하고. 진짜 이쯤 되면 내 지갑에 패시브로 골드 누수 디버프 걸린 거 아님?
게임할 때는 적어도 레벨업하면 내가 강해진다는 느낌이라도 있는데, 현실은 밤새고 과제하면 강해지는 게 아니라 다크서클만 진화함.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결과보다 “안 꺼지고 계속 가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한 거 같더라. 예전엔 남들이랑 비교 많이 했는데, 누구는 벌써 인턴하고 누구는 자격증 따고 누구는 연애까지 하니까 괜히 혼자 로딩 늦는 캐릭터 된 기분이었음. 근데 또 가만 보면 다들 겉으로만 멀쩡한 척하지, 속은 각자 보스전 중인 거 같기도 함.
그리고 웃긴 게, 예전엔 게임이 현실도피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멘탈 정비소 역할도 하는 듯. 한 판 하고 오면 머리 좀 비워지고, “아 그래 오늘도 망했지만 내일 리스폰하면 되지” 이런 생각 들 때 있음. 물론 너무 빠지면 생활 패턴 박살 나는 건 팩트라 조절은 필요하겠지만, 적당히 하면 숨 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뭘 거창하게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안 터지고 꾸준히 가는 쪽으로 마인드 바꾸는 중임.
다들 요즘 비슷한 생각 듦? 뭔가 열심히는 사는데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 순간. 나만 이런가 싶다가도, 자유갤 보면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버티는 거 같아서 좀 웃기고 좀 위안됨. 아무튼 오늘의 결론: 인생 밸런스 패치 좀 해줬으면 좋겠다. 운영자님 문의 넣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