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연애 시작하고 나서 요즘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이, 연애는 결국 같이 있는 시간보다 어떻게 버티고 이어 가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거예요. 예전엔 그냥 보고 싶으면 보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멀어지고 나니까 그 “보고 싶다”는 말 하나에도 하루 기분이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별일 아닌데도 괜히 서운해지고, 또 영상통화 한 번 길게 하면 금방 풀리고요. 저만 이런 건지 모르겠는데, 멀리 있으면 상대 마음을 자꾸 상상으로 채우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연락 텀이 애매하게 길어질 때 별생각이 다 들어요. 바쁜 거 아는데도 “내가 익숙해진 건가?”, “요즘은 나만 더 보고 싶은 건가?” 이런 생각이 한 번 시작되면 끝이 없더라고요. 근데 웃긴 건 또 만나면 그런 불안이 거짓말처럼 사라져요. 직접 얼굴 보고 밥 먹고 걷고, 별거 아닌 얘기 나누는 그 시간이 진짜 크다는 걸 매번 새삼 느껴요. 그래서 요즘은 괜히 혼자 결론 내리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해요. 멀리 있으면 감정이 쉽게 부풀어 오를 수 있어서, 말로 한번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예전보다 미래 생각을 더 자주 하게 돼요. 언제까지 이렇게 떨어져 지낼지, 중간 지점을 찾을 수는 있을지, 결국 누가 어디로 갈지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요.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다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아서 더 애틋한 것 같기도 해요. 가끔은 연애가 아니라 기다림을 하는 기분이 들 때도 있는데, 그래도 그 기다림 끝에 만나는 하루가 너무 좋아서 또 버티게 돼요. 진짜 신기하게, 멀수록 더 사소한 다정함이 오래 남아요. “밥 먹었어?” 같은 말도 괜히 찡하고요.

다들 장거리 하면 제일 힘든 순간이 언제였어요? 저는 이상하게 못 만나는 날보다, 만나고 돌아온 다음 날이 제일 힘들더라고요. 다시 각자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 느낌이 너무 허전해서요. 요즘은 이 허전함도 사랑의 일부라고 생각해 보려고 하는데, 다들 어떻게 견디는지 궁금해요. 괜히 오늘은 좀 애틋해서 주절주절 써봤네요. 말랑카우처럼 말랑한 마음으로 버티는 분들 있으면 같이 수다 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