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성인 되고 한참 지나서야 ADHD 진단받았거든요. 예전에는 그냥 제가 덤벙대고 산만하고 의지가 약한 사람인 줄만 알았어요. 약속 시간 헷갈리고, 분명 물건 손에 들고 있었는데 3초 뒤에 어디 뒀는지 모르겠고, 할 일은 머릿속에서 폭죽처럼 터지는데 몸은 멈춰 있고... 이런 게 다 성격 문제라고만 생각했어요. 근데 뒤늦게 “아 이게 관련이 있을 수 있구나” 하고 알고 나니까 좀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더 헷갈리더라고요.

특히 신기했던 게, 예전 일들이 줄줄이 다시 해석된다는 거예요. 학생 때 왜 그렇게 벼락치기 아니면 아예 손도 못 댔는지, 왜 재밌는 건 몇 시간이고 하는데 중요한 건 10분도 못 버텼는지, 왜 사람 말 들으면서도 중간에 다른 생각으로 튀는지. 설명이 되는 느낌은 있는데, 그렇다고 갑자기 생활이 정리되는 건 또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그럼 어디까지가 ADHD 영향이고 어디까지가 원래 내 성향이지?” 이 생각이 계속 들어요. 제가 원래 활달한 건지, 그냥 머리가 늘 과열 상태였던 건지도 가끔 모르겠고요.

그래서 좀 궁금해서 물어봐요. 늦게 진단받으신 분들은 진단 후에 마음이 더 편해졌나요, 아니면 저처럼 초반엔 더 복잡했나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한테 어디까지 말하셨는지도 궁금해요. 괜히 말했다가 핑계처럼 들릴까 봐 말을 아끼게 되는데, 또 혼자 끙끙대는 것도 별로더라고요. 생활 습관이나 메모 방식, 약 복용 말고도 실제로 일상에 도움이 될 수 있었던 팁 있으면 듣고 싶어요.

저도 요즘 이것저것 시도는 해보는 중인데, 하루 컨디션 차이가 너무 커서 잘 맞는 방식 찾는 게 쉽진 않네요. 그래도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서 이런 게 아니었구나” 싶었던 건 솔직히 좀 위로가 됐어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있으면 편하게 얘기해 주세요. 제가 지금 좀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아서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