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는 생각인데, 사람은 미래를 머리로 걱정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저는 이제 발가락 관절이 먼저 알아챕니다. 팀장님이 “이번 주에 다 같이 한 번 보자” 이 말 꺼내는 순간, 제 오른발 엄지 쪽이 소름처럼 찌릿해요. 남들은 회식 공지 뜨면 메뉴부터 보는데 저는 물 많이 마실 타이밍이랑 다음날 걸을 수 있을지부터 계산합니다. 인생이 이렇게 현실적이어질 줄은 몰랐네요. 닉값 하겠다고 미니멀하게 살고 싶은데, 통풍은 아주 맥시멀하게 찾아옵니다.

예전엔 회식이 그냥 피곤한 이벤트였는데, 요즘은 거의 몸이랑 협상하는 느낌이에요. “오늘은 한 잔만 마시면 괜찮지 않을까?” 했다가 꼭 그 한 잔이 다음날 새벽에 청구서로 돌아오더라고요. 누워 있는데 발가락이 심장처럼 뛰는 기분, 아시는 분 있나요. 평소엔 회사에서 존재감 없이 살고 싶은데 아플 때만 절뚝거리는 걸로 존재감이 생겨요. 진짜 원치 않는 방식의 자기 PR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안주 앞에서도 예전처럼 용감하지 못하고, 술자리 분위기보다 내 관절 눈치를 더 많이 봐요.

웃긴 건 몸은 분명 신호를 주는데, 사회생활은 또 그걸 무시하게 만들 때가 있다는 거예요. “에이 오늘 정도는 괜찮겠지” 이게 제일 위험한 생각 같았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처럼 회식이 잦은 직장인은 음식이랑 음주 패턴 좀 챙기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물 자주 마시고, 무리 안 하고, 다음날 몸 상태 보는 것만으로도 덜 억울하더라고요. 완벽하게 막는다는 말은 못 하겠지만, 적어도 새벽에 이불 잡고 후회하는 횟수는 줄일 수 있을지도요.

혹시 여기 저처럼 회사 생활이랑 통풍 사이에서 외줄타기 하는 분 있나요? 다들 회식 자리에서 어떻게 조절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예 처음부터 선을 긋는 편인지, 아니면 적당히 참여하면서 요령이 생기셨는지. 요즘 제 생각은 딱 하나예요. 사회성도 중요하지만, 새벽 3시에 발가락 붙잡고 반성문 쓰는 삶은 좀 줄여야겠다. 진짜 인간관계보다 관절과의 관계 회복이 더 시급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