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시작하기 전에는 그냥 예식장 잡고, 스드메 정하고, 청첩장 돌리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막상 하나씩 해보니까 결정해야 할 게 진짜 끝도 없네요. 날짜 하나 정하는 것도 양가 일정 보고, 예산 보고, 하객 동선 생각하고… 저는 원래도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은 엑셀 없으면 불안할 정도예요. 이상하게 바쁜 와중에 문득문득 드는 생각은, 내가 지금 결혼식을 준비하는 건지 프로젝트를 돌리는 건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또 이 와중에 “이런 과정도 나중엔 추억이겠지?” 싶은 마음이 들어서 혼자 웃을 때도 있어요.
특히 요즘 자주 떠오르는 건 “어디까지가 내 기준이고 어디부터가 남 시선일까” 이 생각이에요. 처음에는 진짜 우리 둘이 만족하면 되지 했는데, 막상 준비하다 보니 사진은 어떻게 남을지, 부모님은 어떻게 보실지, 하객들은 불편하지 않을지 계속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드레스 고를 때도 제가 예쁜 것보다 남들이 무난하다고 할 스타일에 더 끌리는 순간이 있어서, 아 이게 은근 피곤하구나 싶었어요. 결혼 준비가 행복한 일인 건 맞는데, 동시에 계속 선택하고 비교해야 해서 생각보다 마음 에너지가 많이 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웃긴 건 그렇게 정신없이 준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결혼식 당일보다는 그 이후 생활을 더 많이 상상하게 돼요. 식 끝나고 나면 진짜 현실이 시작이잖아요. 같이 장 보고, 집 정리하고, 퇴근하고 와서 뭐 먹을지 고민하고, 그런 평범한 장면들이 오히려 더 자주 떠올라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예식 자체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우리 체력과 기분 안 망치는 쪽으로 가야겠다 싶더라고요. 준비하다 지치면 좋은 기억으로 남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
혹시 저처럼 결혼 준비하면서 별생각이 다 드는 분들 있나요? 원래 다 이런 건지 궁금해요. 다들 준비할 때 제일 많이 흔들렸던 포인트가 뭐였는지도 듣고 싶어요. 저는 요즘 “완벽하게”보다 “덜 후회하게” 쪽으로 마음을 바꿔보는 중인데, 이게 은근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괜히 혼자 진지해져서 주절주절 써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