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문득 궁금해진 건데, 다들 연애 시작할 때 뭐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거임? 나는 편의점 삼각김밥 고르는 것도 3분 고민하는 사람이라 누가 좀 괜찮다 싶어도 말 한마디 거는 게 세상 제일 어려움. 괜히 말 걸었다가 분위기 싸해질까 봐 머릿속으로만 대화 시뮬레이션 48번 돌리고, 현실에서는 “아 네…” 이게 끝임. 이 정도면 연애를 못 하는 게 아니라 연애를 아주 체계적으로 피하고 있는 수준 같음.
가끔 보면 주변 사람들은 진짜 별거 아닌 걸로도 친해지더라. 같이 엘리베이터 탔다가, 커피 뭐 마시냐 물어보다가, 인스타 맞팔하다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데 나는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그 자연스럽게”가 제일 신기함. 나한텐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거의 고난도 사회성 콘텐츠임. 누가 호감 있어 보이면 더 이상해짐. 평소엔 멀쩡히 말하다가도 갑자기 어색한 사람 돼서 괜히 말 끝 흐리고, 집 오면 이불 보고 발차기함. 이쯤 되면 내 연애 최대 걸림돌은 외모가 아니라 과한 자의식 같은데 맞냐.
그리고 또 궁금한 게, 원래 사람들 다 상대방 반응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함? 답장 5분 늦으면 바쁜가 보다 하면 되는데 나는 “아 내가 느낌표 두 개 써서 부담이었나” 이런 생각부터 함. 근데 또 너무 의미 안 두면 눈치 없는 사람 될까 봐 그 중간을 못 찾겠음. 모태솔로가 괜히 모태솔로가 아닌 듯.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정리까지 다 하고 끝남. 상대는 아무 생각 없을 수도 있는데 나는 이미 2차 이별까지 완료한 상태임.
그래서 다들 진짜 어떻게 시작하는지 궁금함. 호감 생기면 어느 정도까지 표현하는 편임? 먼저 연락하는 게 안 부담스러운 타이밍 같은 것도 있는지, 아니면 그냥 던지고 보는 건지. 나처럼 괜히 머리로만 연애하다가 기회 날린 사람 있으면 후기 좀 풀어줘라. 웃긴데 안 웃김. 이제는 진짜 좀 탈출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