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가 진짜 길었어요. 아침부터 중학생 아들이랑 작은 걸로 티격태격했거든요. 학교 갈 준비하라고 몇 번 말했는데 대답도 퉁명스럽고, 괜히 제가 한마디 더 했다가 분위기만 더 안 좋아졌어요. 예전엔 그래도 엄마 말 들으면서 움직이던 애가 요즘은 뭐만 하면 “알았다고요” “좀 내버려 둬요” 이러니까 저도 모르게 서운해지더라고요. 사춘기라 그런 거 이해는 하려고 하는데, 막상 매일 겪으니까 쉽지가 않네요.
근데 또 저녁쯤엔 웃긴 게, 그렇게 냉랭하게 나가놓고 학원 다녀와서는 배고프다고 냉장고 열어보더니 제가 해둔 반찬 꺼내서 먹더라고요. 맛있다고 한마디 툭 하는데 그 말 한마디에 아침에 쌓인 게 좀 풀렸어요. 아직은 애도 애구나 싶고, 괜히 혼자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였나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숙제 얘기 나오니까 또 표정 굳어져서 결국 말조심하게 되더라고요. 하루에 몇 번씩 감정이 롤러코스터 타는 느낌이에요.
저 같은 분들 다 그러신가요? 혼낼 땐 확실히 혼내야 하나 싶다가도, 괜히 더 멀어질까 봐 말 한마디 고르는 데 진이 빠져요. 너무 참기만 하면 버릇이 없어질까 걱정되고, 그렇다고 예전처럼 다그치면 애가 문 닫고 들어가버리니까 어디 선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네요. 요즘은 애 기분 맞추는 게 아니라, 대화가 끊기지 않게 하는 쪽으로 가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어요라는 말도 들었는데 실제로 해보면 그게 제일 어렵네요.
오늘은 그래도 자기 전에 귤 하나 까주니까 옆에 와서 먹긴 했어요. 별말은 없었지만 그 정도면 나름 화해 신호인가 싶기도 하고요. 사춘기 애 키우시는 분들, 하루에 한 번씩 이렇게 부딪히는 거 그냥 지나가는 과정일까요? 아니면 제가 말하는 방식을 좀 바꿔야 할까요. 괜히 오늘 있었던 일 생각하다가 잠이 안 와서 적어봐요. 청귤처럼 새콤하게 버티는 중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