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좀 정신없는 날이었어요. 출근 준비하느라 바빴는데 사춘기 아이가 평소보다 더 예민하게 굴더라고요. 제가 그냥 “아침은 먹고 가야지” 한마디 했을 뿐인데, 대답도 툭툭하고 방문 닫는 소리까지 쾅 나니까 순간 저도 욱할 뻔했어요. 예전 같으면 바로 뭐라고 했을 텐데, 요즘은 괜히 더 부딪히기만 하는 것 같아서 그냥 한숨만 쉬고 말았네요.

근데 하루 종일 그게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나, 친구 관계 때문인가, 아니면 그냥 제가 모르게 잔소리가 많아진 건가 싶고요. 사춘기 지나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애가 말수가 줄어들면 엄마는 별생각이 다 들잖아요. 괜찮겠지 하다가도 혹시 너무 혼자 끙끙 앓는 건 아닐까 싶고, 또 괜히 캐물으면 더 닫을까 봐 조심스럽고요.

저녁에는 그래도 제가 먼저 아무렇지 않은 척 간식 챙겨주면서 오늘 어땠냐고 슬쩍 물어봤는데, 처음엔 “그냥” 이러더니 나중에 학원 숙제가 많아서 짜증났다고 하더라고요.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그 말 듣는 순간 괜히 안심이 되면서도, 아이도 아이 나름대로 힘든 하루를 보내는 중이구나 싶어서 마음이 좀 짠했어요. 결국 제가 아침에 기분 상했냐고 물어보니까 “그냥 피곤해서 그랬어” 하고 지나가듯 말하는데, 그 한마디 듣고 오늘 제 마음이 좀 풀렸네요.

사춘기 아이 키우다 보면 진짜 큰일보다 이런 소소한 말투, 표정 하나에 엄마 마음이 더 출렁이는 것 같아요.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쉽지가 않네요. 저는 요즘 애가 퉁명스럽게 나와도 바로 맞받아치지 말고 조금 텀을 두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다들 이런 날 있으신가요? 사춘기 아이랑 부딪혔을 때 어떻게 풀어가시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