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플레이리스트 돌리다가 문득 너무 궁금해진 게 있는데, 다들 노래에도 계절감 느끼는 편이야? 나는 진짜 심한 편이거든 ㅋㅋ 같은 곡이어도 봄에 들을 때랑 겨울에 들을 때 느낌이 완전 달라서, 어느 순간부터는 계절이랑 안 맞는 노래는 손이 잘 안 가더라. 특히 콘서트 다녀온 뒤에 꽂혔던 곡들은 그날 공기나 옷차림, 집 가던 길까지 같이 묶여서 기억돼서 더 그런 것 같아. 작년 여름에 공연 끝나고 땀 다 식지도 않은 상태로 이어폰 꽂고 들었던 노래는 아직도 들으면 그 눅눅한 밤공기 생각나고, 겨울 발라드는 괜히 붕어빵 냄새 나는 길거리 생각남... 나만 이렇게 과몰입하냐고 ㅠㅠ

신기한 건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곡 중에서도 분명 사계절 내내 듣는 곡이 있는데, 어떤 곡은 딱 한 철에만 미친 듯이 듣게 돼. 그래서 봄 되면 아 이 노래 꺼내야지, 장마 오면 이거 들어야지, 이런 식으로 혼자 의식처럼 찾게 됨. 근데 또 반대로 예전 최애곡이었는데 특정 시기 기억이 너무 강하게 붙어서 일부러 안 듣게 되는 노래도 있더라. 싫어서가 아니라 들으면 기분이 확 흔들릴까 봐? 음악이 원래 추억 저장소 역할을 하긴 하는데, 다들 이 정도로 세게 오는지 갑자기 궁금해졌어.

오늘도 그냥 셔플 돌리다가 몇 초 만에 “어? 이건 초가을 저녁 노래인데?” 이러고 넘겼거든 ㅋㅋㅋ 내가 너무 유난인 건지, 아니면 원래 다들 이런 자기만의 계절송 분류표 하나쯤은 있는 건지 물어보고 싶었어. 혹시 너네도 계절 타는 노래 있으면 알려줘. 그리고 최애곡인데 특정 계절 아니면 못 듣는 곡 있는지도 궁금함. 이런 얘기 은근 재밌지 않냐... 팬질하다 보면 음악을 그냥 듣는 게 아니라 통째로 기억해버리는 느낌이라 갑자기 혼자 벅차올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