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진짜 별거 아닌 것들에서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엔 그런 제 모습이 좀 답답했는데, 요즘은 그냥 “아 오늘은 이런 날이구나” 하고 넘겨보려고 해요. 출근길에 편의점 들러서 따뜻한 커피 하나 사는데, 컵이 손에 닿는 느낌이 괜히 좋더라고요. 회사 가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데, 그런 사소한 감각 하나가 생각보다 마음을 붙잡아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점심시간에도 예전 같으면 혼자 밥 먹는 게 괜히 더 처지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일부러 천천히 먹으면서 바깥도 좀 봐요. 어제는 회사 근처 화단에 작은 꽃이 피어 있는 걸 봤는데, 진짜 웃긴 게 그런 거 보면서 “나 아직 이런 거 예쁘다고 느끼네” 싶어서 조금 안심했어요. 회복이라는 게 엄청 대단한 변화로 오는 게 아니라, 이렇게 무심코 지나가던 걸 다시 보게 되는 식으로도 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물론 집에 오면 다시 축 처지는 날도 많아요. 씻는 것도 귀찮고, 누워서 핸드폰만 보다가 하루 끝나는 날도 있고요. 근데 예전엔 그런 날이 오면 “또 망했다” 싶었는데, 지금은 “오늘은 여기까지 해도 괜찮다”라고 말해보는 연습 중이에요. 저한테 너무 모질게 굴지 않는 게 생각보다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완전히 괜찮아진 건 아니어도, 스스로를 덜 미워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조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요즘 별것 아닌데 괜히 마음 붙잡아주는 순간 있나요? 저는 진짜 사소한 거라도 듣고 싶어요. 따뜻한 국물 먹었을 때라든가, 퇴근길 바람이라든가, 빨래 냄새 같은 거요. 그런 얘기들 모이면 좀 덜 외롭게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오늘 하루도 다들 너무 애쓰셨고, 그냥 무사히 지나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