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는 뭐 하나 꽂히면 좀 깊게 보는 편이긴 한데, 요즘은 진짜 이상하게 성분표 보는 게 취미가 됐어요. 처음엔 그냥 새로 산 토너랑 원래 쓰던 에센스 비교해보려고 전성분 캡처해둔 게 시작이었거든요. 근데 하다 보니까 “어? 이 브랜드도 베이스 비슷하네?” “얘는 향료 빠졌는데 사용감이 왜 이렇지?” 이런 게 보여서 은근 재밌더라고요. 인천 살아서 바람 많이 부는 날에는 피부가 좀 금방 푸석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그럴 때 뭐가 덜 당기는지도 같이 적어두니까 나중에 고를 때 도움 되는 느낌이에요.
요즘 제 소소한 루틴이 공병 버리기 전에 사진 찍고, 제품명/제형/향/바를 때 느낌/다음날 아침 느낌 이런 거 메모하는 거예요. 완전 거창한 건 아니고 폰 메모장에 대충 적는 수준인데, 이게 생각보다 꿀이에요. 예전엔 분명 괜찮게 썼던 크림도 몇 달 지나면 기억이 흐려져서 또 사볼까 말까 헷갈렸거든요. 지금은 “아 이건 처음엔 좋은데 3일째부터 좀 답답했음” 같은 식으로 적혀 있으니까 충동구매가 좀 줄었어요. 그리고 같은 진정 계열이어도 어떤 건 가볍고 어떤 건 막을 씌우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 차이 보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웃긴 건 제가 원래 화장품 사는 거 자체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쓰고 비교하는 과정이 더 재밌어요. 성분 하나하나가 무조건 좋다 나쁘다 이렇게 보진 않고, 그냥 제 피부에서 어떤 조합이 편한지 찾는 느낌? 특히 비슷한 카테고리 제품 여러 개 써보면 제형 차이 때문에 손이 가는 빈도가 완전 달라져서, 성분표만 보는 거랑 또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괜히 커뮤니티 후기 더 열심히 읽게 되고, 남들이 “무난했다”는 제품이 저한텐 은근 잘 맞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포인트 보는 재미도 생겼어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저처럼 제품 쓰고 메모 남기는 분 있나요? 다들 어떤 식으로 기록하는지 궁금해요. 엑셀로 정리하는 분도 있던데 저는 아직 그 정도 부지런함은 없고… 대신 성분표 캡처 모으는 건 점점 늘어나는 중이에요. 가끔은 이게 취미인지 집착인지 모르겠는데, 화장품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좀 이해될 것 같아서 써봤어요. 요즘 여러분이 새로 빠진 뷰티 쪽 취미 있으면 그것도 듣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