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를 잡는 순간, 시야 한쪽이 뿌옇게 걸릴 때
출근길,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며 잠깐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아침 햇살이 정면으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백미러를 조정하려고 눈을 크게 뜨자 흰자위 위로 삼각형 모양의 얇은 막이 눈에 들어옵니다. 며칠 전부터 세수를 하고 나면 그 부위가 유난히 붉어지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이던 참입니다. '눈동자에 하얀 막 같은 게 자꾸 자라나요'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맴도는 것도 이 무렵부터입니다.
이 흰 막은 의학적으로 익상편이라고 부르는 결막 조직의 변화입니다. 결막이 각막 쪽으로 날개 모양으로 자라 들어가는 양상을 보이며, 눈 안쪽(코 쪽) 흰자위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이 조직이 서서히 커지면서 운전 중 눈부심이나 모니터 응시 시 시야 왜곡, 렌즈 착용 시 이물감처럼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하나씩 건드리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자외선과 건조한 사무실 공기, 흰 막을 키우는 두 가지 축
장시간 야외에서 일하거나 운전을 자주 하는 직업일수록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는 총량이 늘어납니다. 여기에 사무실 냉방 바람이나 미세먼지가 더해지면 결막이 자극받는 빈도도 함께 올라갑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에 따르면 익상편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며, 야외활동과 먼지, 건조한 공기 역시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합니다.[1]
택배·배달, 건설, 농업, 골프처럼 야외 노출 시간이 긴 직업일수록 이 흰 막이 신경 쓰이는 시점이 상대적으로 빨리 찾아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실내 근무가 많더라도 창가 자리에서 오래 근무하거나 통근 중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면 같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일상의 불편
익상편은 처음부터 시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몇 단계를 거치며 서서히 커집니다. 단계별로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변화도 다릅니다.
| 단계 | 눈 상태 | 일상에서 나타나는 변화 |
|---|
| 초기 | 흰자위 위 얇은 삼각형 막, 통증 없음 | 특별한 불편 없이 지나치는 경우가 많음 |
| 진행기 | 각막 경계까지 막이 다가옴, 충혈 잦음 | 세안·목욕 후 붉어짐이 심해지고 눈이 뻑뻑해짐 |
| 후기 | 각막 중심(동공) 쪽으로 근접, 난시 동반 가능 | 화면 글자가 겹쳐 보이거나 운전 중 표지판이 흐릿하게 보임 |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익상편 유병률은 7.09%였으며, 하루 5시간을 초과해 햇빛에 노출된 그룹은 2시간 미만 그룹보다 익상편 위험이 1.76배 높았습니다.
19세 이상 한국 성인 12,258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익상편이 없는 그룹의 평균 나이는 44.3세, 있는 그룹은 63.2세였고, 거주 위도가 낮을수록(일조량이 많을수록) 유병률이 높았습니다.[2]
노출이 오래 누적될수록 진행이 빨라지는 흐름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다만 이는 평균적인 경향이며, 젊은 나이에도 야외 노출 시간이 길면 비슷한 단계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인공눈물, 선글라스, 수술 —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이 필요합니다
인공눈물과 자외선 차단 렌즈는 이미 자란 흰 막의 크기를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다만 자극과 건조를 줄여 진행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는 피곤하거나 목욕·세면 후 충혈이 유난히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3]
이 때문에 중요한 회의나 미팅 전날 늦게까지 뜨거운 물로 세안하거나 사우나를 하면 다음 날 눈이 유난히 붉어 보일 수 있습니다. 인공눈물을 책상이나 차량에 미리 챙겨두는 것만으로도 하루 중 자극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루 대부분을 실내 사무직으로 보내면서 미용상 거슬림 정도만 있다면 인공눈물과 자외선 차단 렌즈로 자극을 관리하는 쪽이 우선이 됩니다. 반면 각막 경계를 넘어 시력 저하나 난시가 동반된 경우라면 결막을 함께 덮는 수술적 제거가 더 맞습니다.
눈동자에 하얀 막 같은 게 자꾸 자라나요, 방치보다 확인이 필요해지는 시점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미용상 불편을 넘어선 상태일 수 있습니다.
- 안경이나 렌즈를 새로 맞춰도 시야가 선명해지지 않을 때
- 막이 눈동자 중심(동공) 쪽으로 가까워지는 게 육안으로 확인될 때
- 한쪽 눈을 가리면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등 눈 정렬에 변화가 느껴질 때
흰 막을 단순히 절제만 하면 다시 자라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PMC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익상편 수술 후 재발률은 방법에 따라 24~89%까지 보고되며, 절제 후 결막 자가이식편을 이식하는 방식이 재발률이 낮고 안전성이 높아 현재 가장 효과적인 기법으로 평가됩니다.[4]
익상편이 사시를 유발할 만큼 커지거나 시축을 침범해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 또는 미용상 이유로 제거를 원하는 경우가 수술을 고려하는 대표적인 상황으로 꼽힙니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궁금증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