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뭐가 낀 것처럼 간지럽고 진물이 난다면 묻고 싶은 것들
환절기만 되면 귀 안쪽이 자꾸 간질간질하고, 어느 날 아침엔 베개에 노란 자국이 남아 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이어폰을 오래 낀 뒤로 귀가 먹먹하고, 손이 자꾸 귀 쪽으로 가시나요?
이런 증상은 대부분 외이도염과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공기가 건조해지고 아침저녁 기온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외이도 피부 방어력이 떨어지는 시기와 맞물려 증상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외이도염은 귀의 외이도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 세균성 감염이나 알레르기 질환에 의해 발생하며, 통증과 가려움증, 이충만감, 청력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1]
건조한 공기와 미세먼지가 외이도를 자극하는 구조
외이도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을 분석해 보면 세균과 진균이 함께 검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Indian Journal of Otolaryngology and Head and Neck Surger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외이도염 100례의 배양검사에서 녹농균이 36.36%로 가장 많았고 황색포도상구균 15.45%, 아스퍼길루스 19.09%, 칸디다 8.18% 순으로 나타났으며, 녹농균은 오플록사신 등에 높은 감수성을 보여 국소 퀴놀론 점이액이 경험적 치료로 권장됐습니다.[2]
난방을 시작하는 계절에는 실내 공기가 급격히 건조해지면서 습도가 크게 떨어지는 환절기에는 외이도 피부 지질층이 얇아지며 가려움이 먼저 시작됩니다. 여기에 손이나 면봉으로 긁으면 미세한 상처가 생기고, 그 틈으로 세균과 진균이 함께 자리를 잡게 됩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먼지 입자가 외이도 안쪽 각질과 뒤섞여 국소적인 자극성 접촉 반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이라면 콧물이나 재채기와 함께 귀 안쪽 가려움이 동시에 심해지는 패턴을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물의 색과 냄새로 짐작해볼 수 있는 신호
초기에는 마치 습진처럼 간지럽기만 하다가, 며칠 사이 통증과 진물로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급성 외이도염은 초기에 습진처럼 가려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외이도 주위가 빨갛게 붓고 심한 경우 고름이 나오며, 귀밑샘까지 염증이 번지면 입을 벌릴 때 통증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3]
진료실에서 진물의 양상을 물어보면 환자마다 설명이 제각각인데, 대략적인 구분은 가능합니다. 노랗고 끈적한 진물은 세균성 염증에서 흔히 보이고, 묽고 냄새가 심한 진물이나 검은 반점 같은 이물이 섞여 보이면 진균성 감염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게 됩니다. 다만 육안 소견만으로 원인균을 확정하기는 어려워 정확한 구분에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습도와 물기 관리, 순서대로 짚어보는 생활 습관
환절기 외이도 관리는 특별한 도구보다 물기와 습도를 얼마나 부지런히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 순서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샤워나 세안 후 귀에 물이 들어갔다면 고개를 옆으로 15~20초 정도 기울여 자연스럽게 흘려보냅니다.
- 물기가 남아 있다면 헤어드라이어를 가장 약한 찬바람으로 맞추고 귀에서 20cm 정도 떨어뜨려 10초 안팎으로 말립니다.
- 실내 습도가 40% 아래로 떨어지는 난방철에는 가습기를 활용해 45~55% 선을 유지합니다.
- 미세먼지 주의보가 있는 날은 귀가 후 부드러운 면 수건으로 귓바퀴 주변을 가볍게 닦아 먼지를 제거합니다.
- 귀이개나 면봉 사용은 주 1회 이하로 줄이고, 귀지는 대부분 저절로 배출되므로 억지로 파내지 않습니다.
이 중에서도 면봉으로 귀지를 안쪽으로 밀어 넣지 않는 것이 진료실에서 매번 다시 설명하게 되는 항목입니다. 귀가 가렵다고 면봉을 깊이 넣으면 오히려 귀지가 고막 쪽으로 밀려 들어가 이물감과 가려움이 더 심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관리 우선순위
| 상황 | 우선 관리 | 주의할 점 |
|---|
| 이어폰·보청기를 하루 6시간 이상 착용 | 착용 전후 귀 건조, 2~3시간마다 잠시 빼기 | 장시간 밀폐로 귓속 습기가 정체되기 쉬움 |
| 알레르기 비염·결막염이 심한 계절 | 비염 증상 관리를 함께 진행 | 콧물이 이관을 통해 귀를 자극할 수 있음 |
| 아토피나 건성 피부 체질 | 저자극 보습 위주, 세정력 강한 제품 피하기 | 각질을 벗겨내다 상처가 생기기 쉬움 |
| 수영이나 물놀이 직후 | 즉시 물기 제거, 필요 시 건조용 점이액 | 젖은 상태를 방치하면 진균 번식이 빨라짐 |
이어폰을 오래 착용하는 경우에는 습기 정체를 줄이는 쪽이 우선이고,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계절이라면 비염 관리를 함께 진행해야 재발 빈도가 줄어듭니다.
다만 모든 외이도염이 세균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며, 진균성 감염에 항생제 점이액을 장기간 사용하면 증상이 오히려 길어질 수 있습니다. 원인균은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예전에 처방받은 점이액을 자가 판단으로 반복 구매해 쓰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통증과 붓기가 함께 온다면 확인해야 할 신호
- 진물에서 고름 냄새가 나고 귀 주변이 붉게 부어오르는 경우
- 입을 벌릴 때마다 귀 아래쪽이 욱신거리는 경우
-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에서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
- 특별한 조치 없이 1주일 이상 증상이 뚜렷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미국가정의학회 학술지(AAFP)에 따르면 급성 외이도염이 드물게 주변 연부조직과 뼈까지 번지면 악성(괴사성) 외이도염이 되며, 이는 주로 당뇨병을 가진 고령 환자에서 나타나는 의학적 응급 상황입니다.[4]
이 중에서도 당뇨병을 가진 고령층의 갑작스러운 통증 악화는 주변 조직까지 염증이 번지는 드문 상황과 이어질 수 있는 신호여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간지러운 귀와 진물, 궁금한 점 모아보기
증상 관리 과정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다섯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