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원 준비하면서 느끼는 게, 막연히 “병원만 잘 보면 되겠지” 했던 제 생각이 너무 단순했다는 거였어요. 저는 가정의학과라 더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진료 실력이나 의학적 판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고요. 입지, 임대 조건, 인테리어, 장비, 직원 구인, 세무, 노무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 써야 하니까요. 환자 보기도 전에 이미 운영자로서 버텨야 하는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은 솔직히 몰랐어요.
특히 제일 스트레스 받는 건 숫자 계산할 때예요. 예상 매출은 다들 그럴듯하게 말해주는데, 막상 고정비 적어보면 숨이 턱 막히더라고요. 월세, 관리비, 인건비, 각종 소모품 비용에 예기치 못한 지출까지 생각하면 “이 정도면 괜찮겠지”가 잘 안 돼요. 연봉만 보고 봉직할 때랑은 완전히 다른 문제더라고요. 개원하면 더 벌 수 있다는 말도 틀린 건 아닐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가 생각보다 커서 쉽게 결정이 안 됩니다.
또 하나는 평판에 대한 부담이 꽤 커요. 요즘은 진료만 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응대, 대기시간, 설명 방식, 직원 분위기까지 다 평가받잖아요. 물론 그런 부분이 환자 입장에서 중요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사람이 늘 같은 컨디션일 수 없고, 시스템도 초반엔 완벽할 수 없는데 처음부터 너무 날카롭게 평가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개원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어느 정도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 한두 번이 평판으로 오래 남을까 봐 벌써부터 부담되네요.
가정의학과 개원 생각하시는 선생님들 계시면, 혹시 다들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뭐였는지 궁금해요. 저는 요즘 진짜 “내가 의사를 하려고 했지 자영업자를 하려고 했나” 싶은 순간이 자주 오네요. 그래도 지역에서 오래 보는 의원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서 버티고 있습니다. 혹시 개원하고 나서 예상보다 덜 힘들었던 부분, 반대로 더 힘들었던 부분 있으면 좀 솔직하게 듣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