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에서 조무사로 일한 지 좀 됐는데요, 요즘 들어 제일 크게 느끼는 고충이 뭐냐고 하면 솔직히 업무 자체보다도 그 사이에 끼어 있는 감정노동인 것 같아요. 접수부터 대기, 상담 연결, 시술 전후 안내까지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다 급하고 예민하실 수 있잖아요. 그건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 예민함이 제일 먼저 저희 쪽으로 확 들어올 때가 많아서 하루 끝나면 몸보다 마음이 더 지치더라고요. 특히 본인은 조금 늦게 오셔도 바로 봐주길 원하시고, 앞 순서 설명드리면 왜 자기만 기다리냐고 하시는 상황이 반복되면 웃는 얼굴 유지하는 것도 은근 쉽지 않아요.

그리고 피부과는 생각보다 설명할 게 진짜 많거든요. 시술 전 주의사항, 세안 가능 시간, 화장 여부, 재생관리, 약 안내 이런 것들요. 분명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나중에 “그런 말 못 들었는데요?” 하시면 순간 너무 허탈해요. 저희도 대충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혹시라도 불편 줄이려고 꼼꼼히 안내드리는 건데, 바쁜 시간대에는 환자분 한 분 한 분께 충분히 설명드리기가 어려운 날도 있어서 그럴 때 제일 답답해요. 안내는 많이 할수록 좋지만 현실은 뒤에 대기 환자 계속 밀리고, 전화는 울리고, 원장님 호출도 들어오고요. 진짜 손이 열 개였으면 좋겠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에요.

또 은근히 힘든 게 병원 안에서도 역할이 애매하게 겹치는 순간들이에요. 환자분들은 그냥 다 “직원분”으로 보시니까 접수 문의, 비용 질문, 컴플레인, 시술실 요청이 한꺼번에 들어오는데 각자 담당이 다르잖아요. 근데 중간에서 받아내는 사람은 결국 현장 인력이더라고요. 잘못 전달되면 제 탓 같고, 바로 해결 못 해드리면 또 죄송하고요. 저도 최대한 부드럽게 하려고 하는데, 어떤 날은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뛰어다니다가 퇴근할 때 목소리 아예 안 나올 때도 있어요. 이런 게 계속 쌓이면 내가 일을 못해서 힘든 건가 싶어서 괜히 자책도 하게 되고요.

그래도 이상하게 완전히 놓지는 못하겠는 게, 진짜 감사하다고 한마디 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버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오래 일하신 분들은 이런 감정소모를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궁금해요. 너무 무디면 또 환자 응대가 딱딱해질까 걱정되고, 너무 공감하면 제가 먼저 닳는 느낌이라서요. 다른 과도 비슷하겠지만 피부과 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특히 반복 설명이랑 대기 컴플레인 어떻게 넘기시는지 팁 있으면 좀 듣고 싶어요. 저만 유난 떨고 있는 건 아닌지, 다들 한 번쯤 비슷하게 느끼셨는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