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자주 드는 생각이 뭐냐면, 아프지 않은 사람은 하루 계획을 세우는데 저는 “오늘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부터 생각하게 된다는 거예요. 만성 편두통이 계속 있다 보니까 약속 하나 잡는 것도 겁나고, 잠을 좀 못 자도 머리 깨질까 봐 신경 쓰이고, 날씨만 흐려도 괜히 예민해져요. 주변에서는 “오늘도 아파?” 하고 가볍게 물을 수 있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그 “오늘도”가 은근히 서글프더라고요. 저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닌데, 어느 순간 제 일상이 통증 기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게 좀 씁쓸했어요.
특히 힘든 건 아픈 날만 힘든 게 아니라, 안 아픈 날에도 다음 통증을 걱정하게 된다는 거예요. 머리가 괜찮은 날에도 “이거 잠깐 괜찮은 건가”, “이따 저녁 되면 또 오는 거 아냐?” 이런 생각부터 들어서 마음이 편한 날이 별로 없네요. 예전에는 하고 싶은 거 있으면 그냥 했는데, 요즘은 컨디션 계산부터 하고 포기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점점 소심해지는 느낌도 들고, 예전의 저랑 멀어지는 기분도 들어요.
주변에선 스트레스 줄여보라거나 푹 쉬라고 하는데,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 솔직히 그렇게 간단하면 이렇게 오래 안 갔겠죠. 병원도 다녀보고 나름대로 생활 패턴도 맞춰보는 중인데, 어떤 날은 조금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다가도 또 무너지고 그래요. 그래서 요즘은 통증 자체도 힘들지만, 이게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에 더 지치는 것 같아요. 그냥 아픈 게 아니라 사람이 전체적으로 축나는 느낌… 공감하시는 분들 있을까요.
혹시 저처럼 만성 편두통 오래 겪는 분들은 이런 “미리 겁먹는 마음”을 어떻게 버티시는지 궁금해요. 생활 습관이나 루틴 중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게 있었는지, 아니면 그냥 마음 관리 쪽으로라도 버티는 방법이 있는지요. 요즘 유독 내가 내 삶의 주인이 아니라 통증 눈치 보면서 사는 사람 같아서 좀 답답하네요. 저만 이런 생각 드는 건 아닌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