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밤이 되면 몸은 분명히 지쳤는데 머리만 또렷해서 좀 묘해요. 예전엔 피곤하면 그냥 기절하듯 잤던 것 같은데, 이제는 누우면 오히려 온갖 생각이 다 올라오더라고요. 별거 아닌 예전 일부터 아직 오지도 않은 일까지 혼자 미리 걱정하고, 아침 되면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하루를 시작하고요. 반복되니까 뭐랄까, 힘들다고 크게 호들갑 떨 기운도 없고 그냥 담담하게 버티게 되는 느낌이에요.
그러다 보니 요즘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이, 사람이 쉬는 법을 까먹을 수도 있구나 하는 거예요. 몸을 쉬게 하는 거랑 머리를 쉬게 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 같아요. 폰을 안 보면 좀 나을까 싶어서 멀리 둬도 소용없을 때가 있고, 따뜻한 물 마시고 불 끄고 조용히 있어도 갑자기 생각이 더 선명해질 때도 있어요. 누가 보면 별일 없는 일상인데, 정작 본인은 그 조용한 시간대가 제일 길고 버겁네요.
이상한 건 이렇게 밤마다 복잡하게 생각해 놓고도, 낮에는 또 멀쩡한 척 살게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더 말하기가 애매한 것 같기도 하고요. 주변에 말하면 “생각 좀 하지 말고 자” 같은 소리 듣기 쉬운데, 그게 되면 벌써 잤죠. 그래서 요즘은 잠을 잘 자야 컨디션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컨디션이 덜 망가지게 하려고 잠을 붙잡는 기분이에요. 비슷한 분들 있으면 어떤 식으로 버티는지 궁금하네요. 억지로라도 루틴 만들면 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아니면 오히려 잠에 집착 안 하는 쪽이 더 나을 때도 있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