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맞으면서 지낸 지도 꽤 됐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숫자 자체보다 제 마음이 더 흔들리는 날이 많아요. 예전에는 혈당이 좀 튀어도 “아 왜 이랬지” 하고 원인 찾는 쪽이었는데, 요즘은 같은 상황이어도 괜히 지치고 예민해지더라고요. 분명 비슷하게 먹고 비슷하게 움직였는데도 예상이 빗나가는 날이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몸이 말을 안 듣는 느낌이 들어서 좀 답답해요. 1형은 진짜 매일 신경 써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다시 들어요.
특히 주변에서는 인슐린 잘 맞고 관리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가볍게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어도 막상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 “잘”이 제일 어렵잖아요. 식사, 활동량, 스트레스, 수면까지 다 연결돼 있으니까요. 저도 겉으로는 그냥 평범하게 생활하는 것처럼 보여도 머릿속 한쪽은 계속 혈당 생각하고 있는 날이 많아요. 그래서 가끔은 몸이 힘든 것보다 계속 계산하고 대비하는 그 피로감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도 신기한 건, 이런 생각이 들수록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거예요. 예전엔 한 번 높게 나오면 하루 종일 그 숫자에 기분이 끌려다녔는데, 요즘은 “오늘은 이런 날인가 보다” 하고 넘기려고 노력 중이에요. 물론 말처럼 쉽진 않은데, 그렇게라도 해야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관리도 결국 단거리보다 장거리라는 생각이 요즘 제일 많이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