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아지 데리고 병원 다녀왔어요. 크게 아픈 건 아닌데 계속 긁어서 한번 보여줘야겠다 싶었거든요. 병원에서는 주사 하나 맞고 약 타오면 끝일 줄 알았는데, 집에 오고 나서부터가 진짜 시작이더라고요 ㅋㅋ
일단 애가 병원만 갔다 오면 엄청 예민해져요. 평소엔 잘 안 그러는데 그날은 현관 들어오자마자 물도 안 마시고 자기 자리 가서 푹 엎드려 있더라고요. 괜히 안쓰러워서 옆에 한참 앉아 있었네요. 약 먹이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간식에 숨겨놨는데 귀신같이 약만 뱉어내서, 결국 입 벌려서 겨우 먹였어요. 그 뒤로 저만 보면 삐진 눈으로 쳐다보는데 참 ㅠㅠ
병원 갔다 온 날은 저는 그냥 조용히 둬요. 괜히 산책 오래 나가거나 놀아주려고 하면 더 지치는 것 같았어요. 밥도 한꺼번에 많이 안 주고 조금씩 보고 줬고요. 혹시 긁는지, 주사 맞은 데 만지는지 그것만 자꾸 보게 되더라고요. 사람도 병원 다녀오면 피곤한데 얘네도 똑같은가 봐요.
밤에 자다가도 몇 번 일어나서 상태 봤어요. 숨 쉬는 거 괜찮은지, 토하진 않는지 별일 아닌데도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다행히 아침 되니까 꼬리도 다시 흔들고 물도 잘 마셨어요. 그거 보는데 제가 다 살겠더라고요 ㅋㅋ 병원 한번 다녀오면 애보다 제가 더 녹초가 되네요. 그래도 오늘은 표정이 한결 편해서 마음 놓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