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다녀오면 그날은 사람도 강아지도 기운이 쭉 빠지더라고요. 모모 보낼 때까지 병원을 정말 자주 다녔는데, 진료 자체보다 집에 돌아온 뒤가 더 어렵게 느껴졌어요. 병원에서는 잘 버티던 아이가 집에 오면 긴장이 풀려서인지 더 축 처지기도 하고, 평소랑 다르게 물도 밥도 거부할 때가 있어서 괜히 작은 변화에도 마음이 덜컥했어요. 그래서 저는 병원 다녀온 날만큼은 집 분위기부터 최대한 조용하게 해주려고 했어요.
일단 바로 밥 많이 먹이려고 하지 말고, 물부터 천천히 보게 해주는 게 저희 아이한텐 도움이 될 수 있었어요. 흥분한 상태에서는 바로 먹으면 토할 때도 있더라고요. 산책도 평소처럼 길게 안 하고, 배변만 간단히 보고 들어와서 푹 쉬게 했어요. 약 받아온 날엔 약 시간 헷갈릴까 봐 휴대폰에 적어두고, 그날 컨디션이 어떤지 메모도 조금씩 남겼어요. 언제부터 처졌는지, 밥은 얼마나 먹었는지, 기침이나 구토가 있었는지 적어두면 다음 진료 때 설명하기 한결 낫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병원 다녀온 뒤에 괜히 더 안아주고 만지고 싶었는데, 아이 입장에서는 그것도 부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어요. 그래서 가까이 있되 자꾸 건드리진 않고, 자는 자리 따뜻하게 해주고 숨기 편한 공간 만들어주는 쪽으로 바꿨어요. 특히 주사 맞거나 검사한 날엔 예민해져 있을 수 있어서, 평소보다 더 조용히 지켜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대신 숨소리나 걸음걸이, 잇몸 색 같은 건 틈틈이 보게 되더라고요. 이상하면 참지 말고 병원에 다시 물어보는 게 결국 제일 마음 편했어요.
저는 떠나보낸 뒤에야 그런 사소한 기록들이 많이 남더라고요. 그때는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결국 제일 필요한 건 완벽한 관리보다 아이 상태를 잘 관찰하고 무리 안 시키는 거였던 것 같아요. 혹시 다들 병원 다녀온 후엔 집에서 어떻게 챙기셨나요? 밥 거부할 때나 잠만 자려고 할 때 어느 정도까지 지켜보는 편인지도 궁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