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햄스터 집 쳐다보는 거예요. 문 여는 소리 나면 자다가도 뭐가 왔나 싶어서 빼꼼 나오는 그 얼굴이 진짜 너무 웃기고 귀엽더라고요. 평소에는 톱밥 속에 숨어 있다가도 제가 간식 봉투 만지는 소리만 내면 세상 누구보다 빠르게 나와요. 그렇게 작은데도 자기 루틴은 엄청 확실해서, 밤 되면 쳇바퀴 돌리고 물 마시고 다시 정리(?)하는 모습 보면 괜히 저도 하루 마감하는 기분이 들어요.

특히 저는 햄찌가 해바라기씨 하나 양손으로 꼭 잡고 먹는 순간을 제일 좋아해요. 너무 당연한 일상인데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좀 몽글몽글해져요. 제가 괜히 피곤하고 기분 가라앉은 날에도 케이지 앞에 잠깐 앉아 있으면, 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이상하게 진정이 되더라고요. 물론 예민한 날에는 괜히 자주 깨우거나 만지려 하지 않는 게 더 도움될 수 있어요. 소동물은 조용한 환경이 진짜 중요하다는 걸 같이 살면서 더 느끼는 중이에요.

근데 집사분들은 이런 적 없나요? 분명 먹이도 잘 챙기고 물도 갈아줬는데, 갑자기 구석에서 저만 빤히 쳐다보고 있으면 제가 뭐 잘못했나 싶어요. 저는 요즘 케이지 배치도 조금 바꿔보고 은신처도 하나 더 넣어줬는데, 확실히 숨을 곳이 많아지니까 덜 놀라는 것 같긴 했어요. 톱밥이나 모래 목욕도 취향 좀 타는 것 같아서 이것저것 바꿔보는 중인데, 너무 자주 바꾸는 건 또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조심하고 있어요.

사실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티 나게 애교 부리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래서 더 작은 신호에 정이 가는 것 같아요. 오늘도 한참 바쁘다가 쳇바퀴 돌리는 소리 듣고 “아 맞다 우리 집에 귀여운 생명체 있었지” 이러면서 웃었네요. 다른 소동물 집사분들은 일상에서 제일 심쿵하는 순간이 언제예요? 저는 진짜 잠결에 수염만 씰룩거리면서 나오는 그 순간이 아직도 최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