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강아지 키우는 분들 보면 왜 그렇게 밥 한 끼에 마음이 오르내리는지 솔직히 잘 몰랐어요. 그냥 잘 먹으면 좋은 거고, 안 먹으면 다른 거 주면 되지 않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노령견 아이를 입양하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네요. 저희 집에 온 첫 주만 해도 사료 냄새만 맡고 돌아서길래, 혹시 입이 짧은 아이인가 보다 했는데 그게 단순한 편식은 아니더라고요. 낯선 환경 때문인지, 알갱이가 부담스러운지, 먹는 속도도 엄청 느리고 중간에 자꾸 쉬었어요. 그때부터 저한텐 밥시간이 그냥 식사시간이 아니라 아이 컨디션 보는 시간이 됐어요.

그래서 제일 크게 변한 건 사람 기준에 맞추는 생활이 아니라 아이 기준으로 하루를 다시 짜게 된 거예요. 예전 같으면 대충 시간 맞춰 사료 부어두고 끝냈을 텐데, 지금은 물에 얼마나 불려야 잘 먹는지, 오늘은 입맛이 괜찮은지, 간식 주면 사료를 덜 먹는지 하나하나 보게 되더라고요. 같은 사료여도 어떤 날은 잘 먹고 어떤 날은 남겨서 괜히 마음이 철렁해요. 특히 노령견은 한 번 덜 먹으면 보호자 마음이 엄청 쓰이잖아요. 그래서 성분표도 전보다 더 꼼꼼히 보게 되고, 소화가 편한지 변 상태는 어떤지도 같이 체크하게 됐어요. 무조건 뭐가 좋다기보다 우리 아이한테 덜 부담되는 쪽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신기한 건 이런 변화가 귀찮다기보다 애틋하게 느껴진다는 점이었어요. 이 아이는 지금까지 어떤 밥을 먹었을까, 혼자 있을 때는 제대로 챙겨 먹었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서요. 잘 먹는 날은 별거 아닌데도 제가 괜히 뿌듯하고, 한 알 한 알 끝까지 먹는 모습 보면 그게 그렇게 예쁘더라고요. 입양 전에는 산책이나 장난감 같은 쪽만 상상했는데, 막상 같이 살아보니까 가장 마음을 많이 쓰게 되는 건 먹는 문제였어요. 사료나 영양 쪽에 관심이 많아진 것도 결국 오래 편하게 먹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인 것 같고요.

혹시 저처럼 노령견 입양하고 나서 사료 고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진 분들 계신가요? 저는 요즘 기호성만 볼 게 아니라 씹기 편한지, 먹고 나서 부담 없어 보이는지까지 같이 보게 되는데 아직도 매번 정답 찾는 기분은 아니에요. 억지로 많이 먹이기보다 아이가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요. 다들 입양 후 제일 크게 달라진 점 뭐였는지 궁금해요. 특히 밥 문제는 어떻게 맞춰가셨는지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