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항암 시작하고 나서 근무 시간도 다 바꾸고 병원 왔다갔다 하는 게 일상이 됐다. 처음엔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시간 지나니까 그나마 요령이 좀 생겼다. 힘든 날은 집에 와서 진이 다 빠져 있는데 그럴 때마다 개가 먼저 알아채고 옆에 딱 붙어서 안 떨어진다. 사람은 위로한답시고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얘는 그냥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게 오히려 낫다. 재발 걱정은 솔직히 매번 따라다니고 그것 때문에 밤에 잠도 잘 못 잘 때가 많은데 그래도 이 녀석 산책 시키면서 바람 좀 쐬고 오면 머리가 조금은 정리된다. 요즘은 병원보다 산책시키는 시간이 더 숨통 트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