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가 부쩍 예민해지고 짜증도 많아져서 처음엔 그냥 사춘기겠거니 했어요. 근데 며칠 전부터 두통이랑 속 불편한 얘기를 자주 하고, 아침마다 학교 가기 전에 표정이 너무 안 좋아서 결국 소아청소년과 다녀왔네요. 사실 이 나이쯤 되면 어디까지를 성장 과정으로 봐야 하는지, 또 어디부터는 그냥 넘기면 안 되는 건지 엄마 입장에서는 너무 헷갈리더라고요.

병원 가는 길에도 애가 계속 “내가 무슨 큰 병이냐” 이런 식으로 툴툴거려서 저도 괜히 데리고 나왔나 싶었는데, 막상 진료실 들어가서는 선생님이 아이 말도 차분히 들어주시고 생활 패턴이랑 수면, 스트레스 같은 것도 같이 물어봐 주셔서 그게 좀 좋았어요. 단순히 증상만 보는 게 아니라 요즘 상태를 전체적으로 보시는 느낌이어서 아이도 생각보다 거부감이 덜했던 것 같고요. 검사 결과는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 하셨는데, 피로가 쌓이거나 긴장감이 계속되면 몸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고 하셔서 괜히 마음이 철렁했어요.

솔직히 저는 그동안 잔소리만 한 게 아닌가 싶어서 좀 미안했네요. 공부 때문인지 친구 문제인지 물어보면 대답도 잘 안 하고 방문 닫고 들어가버리니까 저도 답답해서 자꾸 말이 세졌거든요. 근데 병원 한번 다녀오고 나니까 “아, 얘도 나름대로 힘들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바로 뭔가가 해결된 건 아니지만, 엄마가 먼저 다그치기보다 몸 상태랑 마음 상태를 같이 봐주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혹시 저처럼 사춘기 아이가 자꾸 배 아프다, 머리 아프다 하는 분들 계시면 그냥 예민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지 말고 한 번은 진료 받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물론 아이마다 이유는 다를 수 있어서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요. 다녀오고 나니 적어도 제가 혼자 추측만 하던 것보다는 훨씬 낫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이 시기 아이들 병원 데려갈 때 어떤 식으로 이야기 꺼내세요? 억지로 끌고 가는 느낌 안 들게 하는 방법 있으면 좀 배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