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검사 다시 받고 왔는데 집 오자마자 더 울컥하네요. 결과가 엄청 나쁘다 이런 건 아닌데, 애매하다고 하니까 그 말이 더 사람 미치게 하는 듯... 뭔가 확실히 안 좋다 하면 화라도 딱 나는데 애매하다, 좀 더 보자, 다음 주기 보자 이 얘기만 들으니까 내가 지금 뭘 붙잡고 버텨야 하나 싶었어요.

진료실에서는 고개 끄덕이면서 네네 했거든요. 나오자마자 내가 대체 뭘 들은 건지 모르겠고 ㅠㅠ 집에 오는 길에 혼자 계속 곱씹게 되더라구요. 몸은 몸대로 예민해져 있는데 병원 한 번 다녀오면 마음까지 탈탈 털리는 느낌... 별말 아닌 표정으로 툭 던지는 말도 저는 하루종일 남아요.

주사 맞고 약 챙겨먹고 시간 맞춰 움직이는 것도 지치는데, 제일 힘든 건 자꾸 제 몸을 의심하게 되는 거 같아요. 원래도 별생각 많았는데 검사 한 번 하고 나면 숫자 하나, 단어 하나에 매달리게 되고. 괜찮다기엔 안 괜찮고, 아닌 척하기엔 너무 속상하고 그냥 오늘은 좀 빡치네요 ㅋㅋ

주변에서는 마음 편히 가지라는데 그 말이 제일 안 편해요. 마음이 편했으면 여기까지 안 왔겠지 싶고... 부산은 비도 오락가락해서 그런가 더 축축 처지는 날이네요. 그냥 씻고 누워있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