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이 그냥 좀 아픈 두통이겠지 하고 버틴 게 진짜 오래됐거든요. 근데 최근에는 한 번 시작하면 반나절이 아니라 하루 이틀씩 가고, 빛만 봐도 머리 깨질 것 같고 속도 울렁거려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신경과 가서 검사받고 왔어요. 솔직히 가기 전부터 좀 무서웠어요. 괜히 큰 병 나오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검사해도 결국 “스트레스 줄이세요” 이런 말만 듣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병원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제가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아픈지 막상 말하려니까 정리가 안 되더라고요. 아픈 사람만 아는 그 느낌 있잖아요. 욱신거리는 날도 있고 조이는 날도 있고, 눈 뒤가 빠질 것 같은 날도 있는데 그걸 몇 분 안에 설명하려니 답답했어요. 그래도 증상 듣고 신경학적 검사 비슷하게 해주시고, 필요할 수 있다고 해서 추가 검사도 받았는데 검사 자체가 엄청 아프다기보다 사람을 되게 긴장하게 만들더라고요. 결과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힘들었고요. 머리 아픈 것도 서러운데 내가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괜히 눈치 보게 되는 것도 싫었어요.
그래도 좋았던 건 최소한 “왜 이렇게 아픈지 확인은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조금 정리됐다는 거예요. 원인이 단순하지 않을 수도 있고, 검사가 바로 답을 주는 건 아닐 수 있어도 방향 잡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반대로 아쉬운 건 한 번 다녀온다고 갑자기 속 시원해지는 건 아니라는 거… 이미 오래 참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검사받는다고 통증이 당장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생활 패턴이니 유발 요인이니 챙길 게 또 생기니까 그것도 은근 지치네요. 저는 검사 받고 나오는데 오히려 더 기운 빠졌어요.
혹시 저처럼 만성 편두통 비슷하게 오래 끌다가 신경과 검사 받아본 분들 있나요? 보통 한 번 검사하고 나서 약이나 생활관리 쪽으로 좀 잡혀 가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지금도 머리 한쪽이 묵직해서 누워만 있고 싶은데, 그래도 병원 간 건 늦게나마 잘한 선택일 수 있겠다 싶긴 해요. 진짜 이 고통은 안 겪어본 사람은 잘 모를 것 같네요. 치즈케익처럼 달달한 닉 쓰고 있어도 현실은 하나도 안 달달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