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과 가서 이것저것 검사 받고 왔는데요... 다녀오면 좀 마음이 놓일 줄 알았거든요. 근데 사람 마음이 그게 아니네요.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 여기 앉았다 저기 앉았다 하라지,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시게 하지... 늙으니까 이런 것도 다 서럽네요 ㅠㅠ 별거 아닌 일인데도 괜히 내가 환자 취급만 받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영 그랬어요.
검사실 들어가서는 또 왜 그렇게 정신이 없는지요. 말씀은 해주시는데 빨라서 귀에 쏙쏙 들어오지도 않고, 제가 한 번 더 물으면 괜히 민폐 끼치는 사람 된 것 같고요.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건데, 사람을 좀 덜 불안하게 해주면 안 되나 싶었어요. 가만히 누워 있으라는데 심장은 더 뛰고, 결과는 바로 안 나온다지... 그 몇 마디 듣고 집에 오는데 다리가 풀리더라고요.
더 속상한 건, 집에 와서도 괜히 자꾸 생각나요. 내가 어디가 얼마나 안 좋은 건지, 별일 아닌 건지, 괜히 혼자 머릿속으로만 굴리고... 식구들 앞에서는 아닌 척했는데 솔직히 좀 무서웠어요. 나이 먹으면 덤덤해질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네요. 작은 검사 하나에도 이렇게 사람 마음이 들쑤셔지는데, 오늘은 그냥 좀 억울하고 답답하고 그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