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과 다녀왔는데 갔다 오면 속이 좀 풀려야 되잖아요. 근데 이상하게 더 막막해져서 왔네요. 혈당 기록 챙겨가고, 중간중간 저혈당 온 거 메모한 것도 보여드렸는데 제가 너무 예민한 사람 된 느낌만 받고 옴... 인슐린 맞는 사람은 숫자 하나에도 하루가 휘청하는데 그걸 그냥 대충 넘기듯 얘기하니까 순간 확 짜증이 올라오더라고요 ㅠㅠ
분명 새벽에 떨어지는 날이 몇 번 있었고, 그러고 나면 아침부터 몸이 축나서 아무것도 못 하겠는데 듣는 말은 비슷비슷하고. 먹는 거 조심하세요,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운동도 하시고요. 아니 그걸 몰라서 이 나이 먹도록 이러고 있나 싶고... 대구는 벌써 더워서 조금만 걸어도 기운 쭉 빠지는데 몸 상태는 맨날 책처럼 안 돌아가잖아요.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어요. 한참 앉아 있다가 겨우 들어갔는데 몇 마디 안 하고 끝. 집에 오는 길에 괜히 서러워서 차 안에서 한숨만 쉬었네요. 별거 아닌 말 하나에도 사람이 힘나기도 하고 더 가라앉기도 하는데 오늘은 후자였음. 그냥 제가 알아서 더 악착같이 챙겨야 하나 싶고, 또 그러자니 지치고... 하루 종일 마음이 좀 구겨져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