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몸이 진짜 내 몸이 아닌 느낌이 들어요.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오르다가 식은땀 나고, 밤에는 자다가 몇 번씩 깨고요. 별일 아닌데도 심장이 두근거릴 때가 있어서 내과 먼저 갔었어요. 검사하면 큰 이상은 없다고 하는데, 막상 집에 오면 또 멀쩡하지가 않네요. 괜히 예민해져서 가족들 말 한마디에도 욱할 때가 있고, 그러고 나면 또 제가 민망하고 ㅠㅠ

제일 힘든 건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거예요. 예전엔 누우면 그냥 잤는데 요샌 새벽 두세 시쯤 꼭 깨요. 깨면 다시 잠이 안 와서 핸드폰 만지다가 아침에 머리 띵한 상태로 하루 시작하고요. 그러니까 낮에는 기운 없고 집중도 안 되고, 몸이 피곤하니까 괜히 단 거 찾게 되고... 이게 계속 돌더라고요. 진짜 별거 아닌 일에도 짜증부터 올라오는 날이 많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생활을 좀 억지로 바꿨어요. 커피는 오후엔 안 마시고, 저녁 늦게 배부르게 먹는 것도 줄였고요. 괜히 누워만 있으면 더 처지는 느낌이라 동네 한 바퀴라도 걷고 들어와요. 엄청 대단하게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숨 좀 차는 정도만. 신기한 게 그렇게 걷고 오면 얼굴 화끈거리는 게 아주 없어지진 않아도 덜 휘둘리는 느낌은 있어요.

먹는 것도 예전처럼 막 못 먹겠더라고요. 맵고 짠 거 먹은 날은 밤에 더 뒤집히는 것 같아서 좀 겁나요. 물도 자주 마시고, 덥다 싶으면 괜히 참지 말고 바로 얇게 갈아입고 선풍기 틀어버려요. 전엔 이런 거 하나하나 신경 쓰는 게 좀 웃겼는데, 막상 한 번 확 열오르면 진짜 사람 진 다 빠져요 ㅋㅋ 남들은 티도 안 나는지 몰라도 본인은 너무 불편함.

가끔은 내가 왜 이렇게 되었나 싶어서 기분이 푹 꺼질 때도 있는데, 또 하루 괜찮은 날도 있긴 해요. 그래서 요새는 무리 안 하고 그날그날 몸 상태 맞춰서 움직이는 중이에요.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제일 듣기 싫었는데, 솔직히 요즘은 그 말이 제일 맞는 말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