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속이 영 묘해서 동네 내과 갔다 왔다. 큰 병원 갈 정도는 아닌데 며칠째 더부룩하고 입맛도 없고, 화장실도 시원찮고. 나이 먹으니까 어디 하나 이상하면 줄줄이 신경이 쓰인다. 전립선 약 먹는 사람은 알 거다. 밤에 몇 번 깨고 나면 다음날 몸이 사람이 아니다. 거기다 속까지 뒤집히니까 그냥 버티는 것도 짜증나더라.
병원은 사람 바글바글했다. 다들 아픈 얼굴 하고 앉아 있는데 접수대 앞은 또 왜 그렇게 정신없는지. 번호 불러도 작게 불러서 못 들은 사람 다시 나가고 들어오고, 그 와중에 보호자들 말소리는 더 크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기 빨린다. 나도 괜히 물 한 모금 마셨다가 화장실 생각나서 더 불편했고. 기다리는 시간이 진료보다 길었다 진짜.
들어가서 의사한테 이것저것 말했는데, 내가 말 길게 하는 성격이 아니라 필요한 것만 툭툭 얘기했다. 속 더부룩한 거, 밥 먹고 답답한 거, 밤잠 설친 거. 의사가 배 눌러보고 약 바뀐 거 있냐고 묻는데 그 말 듣고 생각났다. 얼마 전에 비뇨기과 약 한 번 바꿨었거든. 나는 그런 게 이렇게까지 티 나는지 몰랐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몸은 귀신같이 안다 싶더라.
검사까지 할 정도는 아니라 하고 일단 위장약 좀 받아왔다. 맵고 찬 거 피하라는데 부산 사는 사람이 그걸 어떻게 맨날 피하나 싶더라 ㅋㅋ 회도 생각나고 국밥도 생각나고. 근데 집 와서 약 먹고 누워 있으니 속이 아주 조금은 잠잠해졌다. 이상하게 병원만 갔다 오면 안심돼서 덜 아픈 것도 있는 것 같고, 반대로 괜히 환자 된 기분 들어서 더 처지는 것도 있다.
예전엔 하루 이틀 참으면 지나가겠지 했는데 요즘은 그게 잘 안 된다. 참다가 밤새 뒤척이면 다음날 다 망친다. 몸이 예전 몸이 아니다 싶으면 기분부터 상한다. 오늘도 별 대단한 일은 아니었는데, 반나절이 통째로 날아갔다. 이런 게 제일 성가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