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족이랑 있으면 별거 아닌 말 한마디에도 갑자기 숨 막히는 순간이 자주 와요. 저는 성인 되고 나서야 ADHD 얘기 듣게 된 케이스인데, 그전까진 그냥 덜렁대고 산만하고 말 많은 애 정도로만 취급됐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집에서는 제가 뭘 까먹거나 얘기하다 샛길로 빠지면 “너는 왜 맨날 그 모양이냐” 이런 식으로 받아치는 분위기가 남아 있어요. 밖에서는 그래도 아 내가 이런 패턴이 있구나 하고 설명이 되니까 좀 덜 미운데, 가족 앞에서는 옛날 캐릭터로 바로 고정되는 느낌이라 더 답답하더라고요.
얼마 전에도 밥 먹다가 제가 원래 하던 얘기 놓치고 갑자기 다른 얘기 꺼냈는데, 아버지가 또 “집중 좀 해라, 그것도 못 하냐” 하셨거든요. 솔직히 그 말 자체보다도, 제가 바로 변명하는 사람처럼 되는 상황이 너무 싫었어요. “아니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하다가도 또 말 꼬이고, 그러면 옆에서 “또 시작이네” 이러고. 웃긴 건 저도 제 행동이 답답한 거 알아요. 안 고치고 싶어서 이러는 것도 아닌데, 가족은 제일 오래 봤다는 이유로 제일 쉽게 단정하는 것 같음. 오히려 늦게 진단받고 나서는 제가 저를 이해해보려고 하는 중인데, 집에서는 그 과정 자체를 유난처럼 보는 느낌이 있어요.
물론 가족도 답답했을 수는 있겠죠. 같이 살면 반복되는 실수 보이는 거니까. 근데 좀 신기한 게 남한테는 설명 가능한 걸 가족한테는 제일 설명하기 어렵더라. “이건 핑계가 아니라 패턴을 알고 조절해보려는 거다”라고 말해도 잘 안 먹혀요. 그래서 요즘은 싸우기 전에 그냥 자리 피하는 게 낫나 싶다가도, 그러면 또 “왜 예민하게 구냐” 소리 듣고 무한반복입니다. 비슷한 경험 있는 분들 있어요? 가족한테 어디까지 설명하고, 어디서부터는 그냥 선 긋는 게 맞는지 궁금해요. 저는 일단 한 번에 이해시키려 하기보다 짧게 말하고 상황 바꿔보는 게 도움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