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나서는 시간이 많아질 줄만 알았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하루가 은근 금방 가더라고요. 그래서 지난달부터는 아예 아침 산책을 하나 정해놓고 해봤어요. 거창한 건 아니고 집 근처 하천길이랑 골목길 따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걷는 정도였어요. 원래도 걷는 건 좋아했지만, 이렇게 한 달 내내 비슷한 시간에 꾸준히 해본 건 처음이었네요.
해보니까 제일 좋았던 건 마음이 좀 느긋해진다는 점이었어요. 괜히 집에만 있으면 작은 일에도 신경이 쓰이는데, 밖에 나가서 나무 보고 강아지 산책하는 사람들 보고, 가끔 단골 카페 들러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하루 시작이 훨씬 부드러워지더라고요. 몸이 확 좋아졌다, 이런 식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당히 걷는 건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특히 잠깐이라도 햇빛 보고 바람 쐬는 게 생각보다 기분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았어요.
반대로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날씨에 따라 의욕이 너무 달라지고, 비 오거나 너무 더운 날은 바로 흐트러지더라고요. 그리고 처음 일주일은 괜히 열심히 걷겠다고 욕심냈다가 다음날 다리가 묵직해서 좀 쉬었어요. 역시 뭐든 천천히 해야 하나 봐요. 저는 요즘 속도보다는 그냥 빠지지 않고 나가는 걸 목표로 바꿨는데, 오히려 그게 더 오래 가는 느낌이에요.
한 달 정도 해보니 대단한 변화보다는 생활에 작은 리듬이 생긴 게 제일 만족스러웠어요. 은퇴 후엔 이런 사소한 루틴이 은근 중요하구나 싶네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요즘 꾸준히 해보는 거 있으신가요? 산책 말고도 가볍게 오래 할 수 있는 취미 있으면 저도 좀 참고해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