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자주 드는 생각이, 나는 연애가 하고 싶은 건지 그냥 남들 다 하는 걸 못 해봐서 오기가 생긴 건지 모르겠음. 출근길 지하철에서 커플 보면 부러운 것도 맞는데, 한편으론 저 둘도 분명 싸우고 삐지고 그런 날 있겠지 싶으면서 혼자 정신승리함. 근데 또 주말에 집 들어와서 불 꺼진 방 보면 갑자기 감성 버튼 눌려서 "아 나도 누구랑 오늘 뭐 먹었는지 시시콜콜한 얘기하고 싶다" 이 생각이 확 올라옴. 사람이 참 일관성이 없어. 모태솔로 경력만 일관됨.

예전엔 그냥 내가 인연이 없나 보다 했는데, 요즘은 솔직히 나도 문제를 좀 느낌. 누가 마음에 들면 괜히 더 뚝딱거리고, 안 들키려고 쿨한 척하다가 존재감만 희미해짐. 소개팅도 몇 번 들어왔었는데, 나가기 전까지는 "이번엔 다르다" 모드였다가 막상 앞에 앉으면 머릿속이 하얘짐. 집 올 때는 꼭 혼자 복기함. 아 그때 그 말 왜 했지, 아니 왜 또 날씨 얘기로 끝냈지, 나는 대체 왜 인간 대 인간 대화에서 자꾸 NPC가 되는지 모르겠음.

근데 웃긴 건 포기할 생각은 또 없음. 가끔은 내가 너무 결과만 생각해서 더 꼬이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함. 처음부터 "이 사람과 잘돼야 한다" 이렇게 머리에 힘주고 들어가니까 말 한마디도 시험 보는 느낌이 됨. 그냥 사람 알아간다고 생각하면 좀 덜 긴장할 텐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더라. 서울 사니까 사람은 많은데 이상하게 내 쪽 인연은 늘 와이파이 한 칸 같음. 잡힐 듯 말 듯.

그래서 요즘은 연애 자체보다, 내가 좀 덜 쫄고 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사람이 되는 게 먼저인가 싶음. 괜히 거창하게 바꾸겠다는 건 아니고, 그냥 대화할 때 눈 좀 피하지 말고, 호감 있으면 티를 너무 숨기지만 말고. 여기 형들 누나들은 이런 시기 어떻게 넘겼음? 나처럼 마음은 앞서는데 행동은 계속 버퍼링 걸리는 사람 있었는지 궁금함. 괜히 나만 이런 거면 좀 서럽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