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침에 눈 뜨면 괜히 서두르지 않게 되더군요. 예전에는 시간 맞춰 나가고, 해야 할 일부터 챙기는 게 먼저였는데, 이제는 커피 한 잔 내려놓고 창밖부터 봅니다. 날이 흐리면 흐린 대로, 해가 나면 또 그 빛대로 괜히 마음이 움직여요. 사람 마음도 참 신기하지요. 별일 없는 날인데도 괜히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 있고, 반대로 별생각 없이 걷기만 해도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 날이 있으니까요.

저는 경기 쪽에서 지내다 보니 집 근처에 걸을 만한 길이 제법 있습니다. 요즘은 일부러 멀리 안 나가고 동네 산책로를 천천히 도는데, 같은 길이어도 매번 느낌이 다릅니다. 꽃이 좀 바뀌고, 나무 잎 색이 달라지고, 자주 보던 카페 앞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다르더라고요. 예전엔 새로운 곳만 찾아다니는 재미가 컸다면, 요즘은 익숙한 곳이 주는 편안함도 꽤 좋습니다. 나이 들어서 그런가 싶다가도, 이런 맛을 이제야 제대로 아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카페에 앉아 있으면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젊을 때는 시간이 남으면 불안했는데, 지금은 시간을 채우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이 조금 생겼어요. 멍하니 사람들 오가는 거 보고, 커피가 식는 속도 느껴가며 앉아 있으면 그게 또 하루의 한 장면이 됩니다. 그렇다고 늘 느긋한 건 아닙니다. 가끔은 내가 너무 느슨해진 건 아닌가 싶은 날도 있어요. 그래도 예전처럼 뭐든 결과를 빨리 내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오늘 하루 무리 없이 잘 보냈으면 됐지 하는 쪽으로 생각이 자꾸 갑니다.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비슷한 생각 드시나요? 나이와 상관없이 어느 순간부터는 “더 많이”보다 “조금 편하게, 조금 오래” 쪽으로 마음이 가는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게 꼭 게을러진 건 아니고, 내 속도 찾는 과정 같아서 나쁘지 않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집에만 있으면 생각이 또 무거워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일단 밖으로 나가 걷고, 괜찮은 카페 있으면 앉아 쉬는 걸로 균형을 맞추는 편입니다. 다들 요즘 어떤 생각 하며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