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준한다고 책상 앞에는 오래 앉아 있는데, 신기하게 한 게 없는 날이 더 지치는 느낌 들지 않냐. 아침에 “오늘은 진짜 한다” 해놓고 컴퓨터 켜서 채용공고 몇 개 보다 보면 어느새 물 한 잔 마시고, 유튜브 조금 보고, 다시 정신 차리면 벌써 오후임. 몸 쓴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방전되는지 모르겠다. 백수라서 시간이 많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시간이 너무 많으니까 기운도 같이 증발하는 느낌임. 나만 이런가 싶어서 물어봄.

특히 사람 만난 것도 아니고 밖에 오래 돌아다닌 것도 아닌데 괜히 축 처지는 날 있잖아. 그냥 의욕 문제인가 했는데, 가만 보면 잠을 애매하게 자거나 밥 대충 먹은 날 더 심한 것 같기도 하고, 계속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함. 그래서 요즘은 “내가 게을러서 그런가”랑 “진짜 컨디션이 별로인가”를 하루에 한 8번쯤 왔다 갔다 함. 웃긴 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저녁 되면 “오늘도 수고했다” 모드로 누워 있음. 뭘 수고했는지는 나도 모름.

혹시 다들 이런 날 오면 어떻게 넘기냐? 그냥 억지로라도 산책 나가는 게 도움 될 수 있어요 쪽인지, 아니면 그런 날은 그냥 인정하고 쉬는 게 더 나은지 궁금함. 카페 가면 좀 나아지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카페 가는 준비하다가 이미 체력 30% 씀. 취준 중인 사람들 있으면 이런 무기력 루틴 어떻게 처리하는지 좀 알려줘라. 나만 이러는 거면 슬프고, 다들 이러는 거면 조금 위로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