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날짜는 잡아놨는데 요 며칠 사이에 겁이 더 나네요. 원래도 뿌옇게 보이는 건 있었는데 그건 백내장이니까 그런갑다 하고 넘겼거든요. 근데 아침에 일어나서 커튼 쪽 보면 한쪽 눈이 괜히 번쩍번쩍한 느낌이 들고, 먼지 같은 게 떠다니는 게 전보다 더 많아진 것 같아서요. 나이 먹으니까 별게 다 신경 쓰여서 그런가 싶다가도 또 이런 건 미루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싶고...
며칠 전에는 TV 자막이 자꾸 겹쳐 보이는 것처럼 보여서 리모컨 배터리 문제인가 하고 괜히 만졌네요 ㅋㅋ 참 어이없죠. 안경 벗었다 꼈다 해도 똑같고, 조명 밝은 데 가면 더 퍼져 보여서 짜증이 확 납니다. 밤에는 차 불빛 같은 게 동그랗게 번져서 보여서 밖에 나가는 것도 싫고요. 원래 백내장 있으면 그런다는데, 제가 겁이 많아서 그런지 갑자기 심해지는 느낌만 들면 마음이 철렁합니다.
한번은 낮잠 자고 일어났는데 눈 옆쪽이 살짝 가려진 느낌이 들어서 그날은 진짜 병원 갈 뻔했어요. 물 마시고 좀 앉아 있으니까 덜해서 또 참았습니다. 이게 제일 안 좋은 버릇인 건 아는데, 병원 가면 기다리는 것도 길고 괜히 민폐 끼치는 것 같고... 그러다가 지난주 외래 때 슬쩍 말했더니 그런 증상이 갑자기 생기면 그냥 참지 말고 바로 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도 집에 오면 또 에이 설마 이러고 있는 제가 참 한심합니다ㅠㅠ
수술 앞두고 있어서 더 예민한 건지, 아니면 진짜 눈이 보내는 신호인지 모르겠네요. 가족은 빨리 가보라는데 저는 또 하루 이틀 지켜보자 이러고 있고요. 나이 드니까 아픈 것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더 무섭고, 병 이름 더 붙을까봐 그게 더 싫습니다. 그래도 눈은 한번 이상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그러니 오늘도 괜히 거울만 들여다보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