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지나간 뒤가 더 짜증나더라구요. 물집은 가라앉았는데 옷만 스쳐도 따갑고, 밤 되면 안 아픈 척하다가 괜히 예민해지고. 처음엔 그냥 시간 지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신경통이 남으니까 사람이 은근히 구겨짐 ㅠㅠ 병원에서 약 바꿔가면서 먹어봤는데, 먹기 전이랑 후가 체감이 좀 있었음.
제일 먼저 달라진 건 밤에 깨는 횟수였어요. 예전엔 누우면 등이랑 옆구리 쪽이 화끈거려서 뒤척이다 새벽에 몇 번씩 깼는데, 약 먹고 며칠 지나니까 통증이 아예 없어지는 건 아닌데 칼같이 찌르는 느낌이 좀 둔해짐.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잠 한번 덜 깨면 다음날 사람이 덜 신경질적임ㅋㅋ
대신 입이 마르고 약간 멍한 날이 있었어요. 오전엔 괜찮은데 점심 지나면 머리가 붕 뜨는 느낌 있어서 운전 오래 하는 날은 좀 신경 쓰였고, 커피를 평소처럼 들이켰다가 속만 더 불편했음. 그래서 물 자주 마시고, 약 먹는 시간 좀 맞춰놓으니까 덜했어요. 빈속에 먹었을 때는 괜히 속 뒤집혀서 그건 바로 후회했네요.
그리고 생각보다 피부 자체를 덜 건드리게 된 게 컸어요. 아프니까 자꾸 만지고 확인하게 되는데, 약 먹고 통증이 조금 죽으니까 괜히 긁거나 문지르는 횟수도 줄더라고요. 샤워할 때도 뜨거운 물 오래 맞으면 바로 욱신거려서 미지근하게 바꿨고, 꽉 끼는 옷은 진짜 못 입겠더라. 약만 먹는다고 끝나는 느낌은 아니고, 아픈 부위를 덜 자극하게 되는 쪽으로 생활이 같이 바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