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일상 진짜 별거 없거든요. 아침에 눈 뜨면 일단 알람을 몇 번 이겨내다가, 결국 내가 졌다는 걸 인정하고 일어나서 물 한 컵 마시고 멍 때리는 걸로 시작해요. 취준한다고 책상 앞에는 앉는데,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집중이 비례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분명 노트북 켰는데 어느새 채용 공고보다 날씨랑 점심 메뉴를 더 열심히 보고 있음. 사람은 역시 생존이 우선인가 봅니다.

근데 또 신기한 게, 이렇게 루틴 비슷한 게 생기니까 아주 조금은 덜 흔들리더라고요. 오전엔 이력서나 자소서 만지고, 오후엔 동네 한 바퀴 걷고, 저녁엔 괜히 편의점 들러서 군것질 하나 사 오는 식으로요. 예전엔 "오늘도 아무것도 못 했네" 이 생각으로 하루 마감했는데, 요즘은 "그래도 산책은 했네", "빨래는 돌렸네" 이런 식으로 기준이 낮아져서 그런가 오히려 마음은 좀 편해졌어요. 대단한 성장 서사는 없고요, 그냥 사람답게 버티는 중입니다.

그리고 요즘 소소하게 느끼는 건, 평범한 날이 생각보다 귀하다는 거예요. 취준하면 뭔가 매일 생산적이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있는데, 실제로는 꾸역꾸역 리듬 안 깨고 가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괜히 밤 되면 내가 뒤처진 것 같아서 조급해지다가도, 창문 열었는데 바람 좀 괜찮고 하늘 색 예쁘면 "뭐... 오늘 완전 망한 건 아니네" 하고 넘어가게 됨. 이런 순간들이 은근 큽니다. 거창한 행복 말고, 덜 찝찝한 하루 정도.

다들 요즘 일상에서 그런 소소한 거 있나요? 막 엄청 좋은 일 아니어도, 이상하게 "이건 좀 괜찮다" 싶은 거. 저는 최근엔 빨래 널어놓은 거 잘 말랐을 때가 그렇게 기분 좋더라고요. 인간의 행복이 이렇게 생활밀착형이 돼도 되나 싶긴 한데, 당장은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