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상하게 자주 드는 생각이 있음. 지금 내가 이렇게 보내는 하루를 나중의 내가 기억할까, 아니면 그냥 통으로 스킵된 시간처럼 느낄까 하는 거. 취준한다고 책상 앞에는 앉아 있는데, 막상 하루 끝나면 뭘 한 건지 애매한 날이 많잖음. 분명 뭔가 했는데 남는 건 인터넷 창 17개랑 식은 커피, 그리고 괜히 지친 기분뿐. 그래서 가끔은 내가 사는 게 아니라 대기열에 걸쳐져 있는 느낌 듦. 게임도 아니고 인생이 왜 이렇게 로딩이 김.
예전엔 그냥 취업만 하면 다 정리될 줄 알았는데, 요즘은 그 생각도 좀 흐려졌음. 취업하면 또 다른 걱정이 오겠지 싶고, 그렇다고 지금을 너무 허투루 보내자니 그것도 찝찝함. 그래서 별거 아닌 루틴이라도 만들려고 함. 아침에 일어나서 물 마시고, 동네 한 바퀴 걷고, 오후엔 지원서나 자소서 붙잡기. 거창한 자기계발 말고 진짜 안 무너질 정도만. 근데 또 웃긴 건 그렇게 다짐한 다음날 귀신같이 침대랑 화해함. 내 의지보다 이불이 더 따뜻한 건 과학 아닌가 싶음.
그리고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게, 혼자 있는 건 편한데 너무 오래 혼자 있으면 또 세상에서 나만 멈춘 것 같음. 친구들 인스타 보면 다들 바쁘게 사는 것 같고, 나는 오늘도 점심 먹고 설거지할까 말까로 내적 토론 중이고. 물론 화면이 다 진실은 아니겠지만, 그런 생각이 아예 안 들진 않더라. 그래서 요즘은 괜히 저녁에 밖에 나가서 편의점이라도 들름. 삼각김밥 하나 사 오면서도 “아 나 아직 사회성이 완전히 증발한 건 아니구나” 이런 이상한 안도감을 느낌. 기준이 너무 낮아진 것 같긴 한데, 뭐 살아 있으면 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다들 요즘 무슨 생각 제일 자주 함? 저는 이상하게 미래 걱정이랑 별 시답잖은 상상이 번갈아 옴. 어떨 땐 3년 뒤 내가 궁금하고, 어떨 땐 저녁 메뉴가 더 심각한 문제임. 다들 비슷한지, 아니면 나만 이렇게 생각이 많아진 건지 좀 궁금함. 괜히 혼자만 축 처져 있는 기분 들 때 있잖아요. 그런 날들 어떻게 넘기는지도 있으면 듣고 싶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