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진짜 전쟁이었어요. 애가 평소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깨는 바람에 저도 덩달아 강제 기상했거든요. 눈도 반쯤 감긴 상태로 우유 찾고, 기저귀 갈고, 장난감 자동차까지 구조해주고 나니까 아직 오전 8시도 안 됐더라고요. 근데 신기한 게 애는 그렇게 일찍 일어나 놓고도 혼자 세상 상쾌한 얼굴인데, 저는 거울 보니까 다크서클이 거의 육아휴직 정규직 수준이었어요. 그래도 옹알이하면서 제 배를 북처럼 두드리는데, 그 와중에 웃겨서 또 못 화내겠더라고요.
점심쯤에는 유모차 끌고 동네 한 바퀴 나갔는데, 날이 좀 덥고 습해서 그런지 제가 더 먼저 지치더라고요. 애는 그늘 들어가면 금방 다시 방긋방긋인데 저는 어깨랑 허리가 묵직했어요. 육아휴직 전에는 회사 앉아서 일할 때 허리 아픈 사람들 보고 “자세가 문제인가?” 했는데, 지금은 압니다. 10kg 가까운 아기를 하루 종일 안았다 내렸다 하는 게 진짜 운동이더라고요. 이럴 때 가벼운 스트레칭 같은 게 좀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다들 육아하면서 허리나 손목 관리 어떻게 하세요? 보호대 같은 거 써보신 분 있으면 궁금하네요.
오후에는 겨우 재워놓고 저도 커피 한 잔 하려는데, 이상하게 애들은 그 타이밍을 귀신같이 알잖아요. 첫 모금도 못 마셨는데 칭얼 소리 들려서 다시 출동했습니다. 결국 식은 커피 마시면서 바닥에 엎드려 블록 맞춰줬어요. 근데 오늘 제일 웃겼던 건, 제가 힘들어서 소파에 기대 있으니까 애가 와서 제 얼굴에 자기 손수건을 덮어주더라고요. 본인은 “토닥토닥” 한다는 느낌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순간 좀 감동이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그랬어요. 이래서 힘들어도 또 하루가 가는 것 같아요.
저녁엔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마무리 코스까지 끝냈더니 이제야 조용하네요. 몸은 솔직히 천근만근인데, 또 지나고 보니 오늘도 나름 재밌었던 날이었어요. 육아휴직하면 여유로울 줄 알았던 과거의 저를 한 대 깨우고 싶긴 하지만요. 혹시 저처럼 집에서 애 보시는 분들, 하루 중에 제일 체력 떨어지는 시간이 언제예요? 저는 요즘 오후 3시쯤부터 영혼이 먼저 퇴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