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예전보다 조금 나아졌다고 느끼는 날이 종종 있어요. 아침에 눈 떴을 때 바로 한숨부터 나오던 때랑 비교하면, 출근 준비하면서 창문도 한 번 열어보고 커피 향도 맡을 여유가 생겼거든요. 근데 또 신기한 건, 괜찮아질수록 오히려 문득문득 궁금해지는 게 많아진다는 거예요. 원래 힘들 때는 그냥 버티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생각할 틈도 없었는데, 조금 숨이 쉬어지니까 제 마음이 언제부터 무너졌고 또 언제부터 다시 천천히 올라오고 있는지 자꾸 돌아보게 되네요.

회사에서도 그래요. 예전에는 누가 말 한마디만 툭 해도 하루 종일 그 생각에 잠겼는데, 요즘은 상처를 안 받는 건 아니어도 예전만큼 깊게 가라앉지는 않더라고요. 그러면 또 이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 마음은 원래 이렇게 늦게 반응하는 건가요? 몸이 아픈 건 비교적 바로 티가 나는데, 마음은 한참 지나서야 “아 나 그때 많이 힘들었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되는 것 같아요. 저만 이런 건지, 다들 원래 비슷한 건지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그리고 회복도 되게 직선으로 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며칠 괜찮다가도 별일 없는데 축 처지는 날이 있고, 반대로 이유 없이 조금 가벼운 날도 있고요. 그래서 예전엔 “나 아직도 멀었나 보다” 하고 자책했는데, 요즘은 그냥 그런 파도도 회복 과정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어요.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는 있어도, 막상 내려앉는 날에는 여전히 쉽지 않긴 해요. 그래도 예전의 저보다 지금의 제가 아주 조금은 제 편이 되어주고 있다는 느낌은 들어서, 그건 다행이다 싶어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어느 정도 회복 중이거나, 예전에 비슷한 시간을 지나온 적 있나요? 마음이 좀 나아지는 시점에는 어떤 변화가 먼저 느껴졌는지 궁금해요. 저는 요즘 “완전히 괜찮아져야 한다”보다 “오늘 덜 힘들면 그것도 괜찮다” 쪽으로 생각하려고 하는데, 다들 자기만의 기준이나 신호 같은 게 있는지도 듣고 싶네요.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오후라서 한 번 적어봤어요. 닉값처럼 누룽지마냥 천천히라도 따뜻해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