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짜 별거 아닌 하루일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끝나고 보니까 혼자 엄청 벅찼던 날이었어요. 아침부터 정신없이 준비하고 나갔는데 지하철에서 최애 직캠 다시 보다가 정거장 놓칠 뻔한 거 있죠. 이어폰 끼고 듣는데 그때 그 무대 함성 소리까지 생각나서 갑자기 출근길인데도 기분이 확 살아나더라고요. 요즘 좀 축 처져 있었는데 좋아하는 노래 몇 곡으로 이렇게 사람 텐션이 달라지는 거 보면 팬질은 진짜 생활의 낙 같아요.

점심시간에는 회사 근처 편의점 가서 대충 먹으려고 했는데, 같이 밥 먹던 친구가 제 표정 보고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주 공개된 티저 얘기했더니 자기는 잘 모르면서도 같이 들어주는데 괜히 더 신났어요. 막 의상 어떻고 헤어 어떻고, 이번 컨셉은 진짜 미쳤다고 혼자 떠들었네요. 이런 얘기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좀 행복해요. 덕질이란 게 결국 혼자 좋아해도 좋지만, 한마디 공감해주는 사람 있으면 그날이 훨씬 반짝거리는 느낌?

퇴근하고 집 와서는 씻자마자 침대에 누워서 오늘 뜬 사진이랑 영상 다시 훑었어요. 분명 조금만 볼 생각이었는데 정신 차리니까 한 시간 순삭... 다들 그런 적 있지 않나요. 특히 오늘은 날씨도 애매하게 흐리고 몸도 좀 피곤했는데, 방 조명 약하게 켜두고 노래 틀어놓으니까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경기 쪽은 저녁 되니까 바람이 좀 불던데, 창문 살짝 열어놓고 음악 듣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이런 소소한 시간이 쌓여서 하루 버티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문득 궁금해졌어요. 다들 진짜 기분 애매한 날에는 최애 영상 보는 편이에요, 아니면 아예 다른 걸로 기분 전환해요? 저는 원래 무조건 음악부터 켜는 타입인데, 오늘은 유독 더 크게 위로받은 느낌이라 괜히 일상수다에 써보고 싶었어요. 뭔가 특별한 일은 없었는데도 좋아하는 존재 하나로 하루가 예뻐지는 날, 그런 날이 오늘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