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되니까 진짜 별게 다 궁금해지더라고요. 예전에는 하루가 바쁘면 그냥 바쁜 대로 끝났는데, 요즘은 퇴근길 지하철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은 원래 이렇게 계속 뭔가를 버티면서 사는 건가, 아니면 내가 유난인 건가. 회사에서는 다들 너무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자기 할 일 하고, 약속도 잡고, 운동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잖아요. 근데 저는 어떤 날은 집에 와서 가방 내려놓는 순간 배터리 1퍼센트처럼 꺼져버리는 느낌이 들거든요.
신기한 건, 몸이 힘든 거랑 마음이 지치는 거랑 또 다르게 오더라고요. 잠은 잤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쉬는 날이 생겨도 막 엄청 회복되는 느낌은 아니고요. 그래서 한동안은 제가 게을러진 줄 알았어요. 예전보다 의지가 약해졌나 싶기도 했고. 근데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20대 때는 모르고 넘겼던 피로가 이제야 몸이랑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서 티 나는 건가 싶기도 해요. 다들 비슷한 시기가 한 번씩 오는지, 아니면 진짜 사람마다 완전 다른 건지 문득 궁금해졌어요.
저는 요즘 일부러 사소한 걸 챙겨보는 중이에요. 출근 전에 창문 조금 열어놓기, 점심 먹고 10분이라도 걷기, 집에 와서 핸드폰만 보지 말고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기. 솔직히 이걸 한다고 사람이 갑자기 달라지는 건 아닌데, 그래도 하루가 덜 거칠게 끝나는 느낌은 있더라고요. 누구는 취미가 답이라 하고, 누구는 운동이 좀 도움 됐다고 하고, 또 누구는 그냥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게 제일 낫다고 하잖아요.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사람마다 자기 식의 숨구멍이 있나 싶어요.
그래서 괜히 여기 물어봐요. 다들 어느 순간부터 예전이랑 다르게 쉽게 지친다거나, 이유 없이 텅 빈 느낌 들었던 적 있었나요? 그럴 때 그냥 지나가길 기다렸는지, 생활 습관 같은 걸 조금 바꿔봤는지도 궁금해요. 요즘 저는 거창한 답보다 남들은 어떻게 지나왔는지가 더 듣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