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행동교정 공부 시작한 뒤로 제일 자주 드는 생각이, 내가 생각보다 훨씬 조급한 사람이었구나 이거였어요. 예전엔 산책하다가 애가 갑자기 멈추면 그냥 고집부리나 보다 했거든요. 빨리 가자고 리드줄 당기고, 왜 또 서냐고 혼자 궁시렁거리고 ㅋㅋ 근데 막상 공부해보니까 그 멈춤에도 이유가 있더라고요. 냄새 맡는 중이거나, 낯선 소리 들려서 긴장했거나, 바닥 촉감이 싫었거나. 강아지는 말이 없으니까 내가 해석을 대충 해버린 거죠.

한 번은 저녁 산책하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애가 갑자기 뒤로 주춤했는데, 저는 또 시작이네 싶어서 습관처럼 앞으로 유도했어요. 근데 그날따라 진짜 안 가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오토바이 소리가 뒤에서 엄청 크게 났더라고요. 저는 그것도 못 듣고 그냥 내 속도대로만 가려 했던 거예요. 그 순간 좀 민망했어요. 맨날 행동 읽어줘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 정작 제일 기본도 못하고 있었네 싶어서요.

그 뒤로는 산책 나가면 일부러 제가 한 박자 늦추고 있어요. 멈추면 같이 멈추고, 어디 보나 따라 보고, 왜 이러지 바로 판단 안 하려고요. 근데 웃긴 게 강아지보다 제가 더 힘들어요 ㅠㅠ 참는 게 은근 에너지 많이 들더라구요. 빨리 걷고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중간중간 튀어나와요. 그래서 요즘은 훈련이 애한테 필요한 건지 나한테 필요한 건지 모르겠음...

집에서도 비슷해요. 뭔가 바로 안 되면 저는 자꾸 횟수로 밀어붙이는 편이었는데, 오히려 그럴수록 애 표정이 굳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제서야 아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다 싶고. 전엔 그걸 포기로 느꼈는데, 지금은 그냥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매번 잘하는 건 아니고 또 성급해질 때 많아요. 그래도 예전처럼 무조건 내가 맞다고 생각하진 않게 됐어요.

진짜 별거 아닌 장면들인데 이런 게 자꾸 남아요. 산책 한 번, 기다림 몇 초, 멈춰 서 있는 시간 같은 거. 저는 원래 제가 꽤 참을성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더라고요 ㅋㅋ 강아지 덕분에 좀 들킨 느낌...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은 딱 하나예요. 애를 이해하려면 기술보다 먼저 내 성격부터 봐야겠다는 거. 그게 제일 어렵네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