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침에 집 근처 한 바퀴 천천히 걷고, 들어오는 길에 카페 들러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제일 큰 낙이에요. 은퇴하고 나니까 바쁘게 지나칠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같은 길인데도 나무 잎 색이 조금씩 달라지고, 늘 같은 시간에 나오시는 분들도 보이고요. 그러다 오늘은 벤치에 잠깐 앉아 있는데, 문득 별것 아닌데도 괜히 궁금해지는 것들이 생겼어요.

예를 들면 왜 어떤 날은 같은 커피를 마셔도 유난히 더 맛있게 느껴질까 하는 거예요. 카페 분위기 때문인지, 그날 제 기분 때문인지, 아니면 산책하고 들어가서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또 걷다 보면 어떤 날은 발걸음이 가볍고 어떤 날은 괜히 몸이 축 처지는데, 이것도 잠을 잘 잤는지 아닌지 정도로만 설명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햇빛이나 바람, 전날 본 드라마 한 장면 같은 것도 은근히 기분에 영향 주는 걸까요. 이런 건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생활 리듬이 달라지면 컨디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하나 더,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들 하잖아요. 예전엔 그냥 하는 말인가 했는데, 정말 요즘은 아침 먹고 산책 한번 다녀오면 오후가 금방이더라고요. 그런데 또 신기한 건, 그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도 잠깐 예쁜 하늘 보고 멈춰 서 있으면 그 순간은 길게 남아요. 그래서 그런 작은 장면들을 자꾸 더 챙겨보게 되는 것 같아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도 저처럼 일상에서 문득 궁금해지는 거 있으세요? 너무 거창한 거 말고, 왜 비 오는 날엔 괜히 부침개 생각나는지, 왜 어떤 음악은 옛날 기억을 확 끌고 오는지 그런 것들이요. 별말 아닌데도 혼자 생각하다 보면 재밌더라고요. 다들 하나씩만 풀어놓고 가주세요. 괜히 이런 얘기 나누는 게 또 일상수다의 맛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