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뭐냐면, 사람은 진짜 심심하면 자기 인생을 지나치게 객관화하게 되는 것 같음. 원래는 그냥 누워서 폰 보다가 자면 끝날 일인데, 꼭 새벽만 되면 “나는 왜 아직도 연애를 못 해봤을까” 같은 주제가 자동 재생됨. 낮에는 그래도 “에이 뭐 때 되면 하겠지” 이러는데, 밤만 되면 갑자기 인생 다큐 찍는 감독 빙의해서 내 표정, 말투, 카톡 텀, 옷 입는 센스까지 자체 품평회 들어감. 결론은 늘 비슷함. 큰 하자는 없는데 이상하게 결과가 없음. 약간 공모전 출품은 꾸준히 하는데 수상 경력이 없는 느낌임.

근데 또 웃긴 게, 막상 누가 소개해준다고 하면 갑자기 겁남. 혼자서는 “이대로 가다간 연애 초보도 아니고 연애 미개봉 인간으로 늙겠다” 싶다가도, 실제 상황 오면 쓸데없이 긴장함. 무슨 말을 해야 안 부담스럽고, 어느 정도 호감 표현해야 안 이상한지, 그런 기본 매뉴얼조차 없는 기분? 다들 자연스럽게 한다는데 나는 자연스러움이 제일 어려움. 너무 의식하면 뚝딱거리고, 편하게 하자고 마음먹으면 그냥 편한 사람1이 되어버림. 이쯤 되면 내 매력 포인트는 안정감이 아니라 존재감 희석 능력인 듯.

그래서 요즘은 “연애를 못 하는 이유”보다 “내가 나를 너무 웃기게 몰아세우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자주 함. 뭐 하나 꼬이면 바로 “역시 모태는 이유가 있다” 하면서 셀프 디스 들어가는데, 그게 웃기긴 해도 은근 사람 기죽게 하더라. 물론 하루아침에 자신감이 생기진 않겠지만, 적어도 나를 면접 탈락자 보듯이 평가하는 건 좀 줄여야 할 것 같음. 괜히 시작도 전에 내가 날 컷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다들 가끔 이런 생각 함? 특히 밤에 괜히 혼자 과몰입해서 연애고 인간관계고 다 복기하는 사람 나뿐이냐. 그냥 시간이 해결해줄 수도 있겠지만, 너무 오래 같은 패턴이면 누군가한테 털어놓는 게 도움될 수도 있어요. 나도 요즘은 일단 사람 만나는 자리 자체를 너무 피하지 말자는 쪽으로 생각 중임. 어차피 이렇게 계속 생각만 해봤자 연애 경력은 또 0줄이니까. 적어도 다음엔 “시도는 해봤다” 정도의 후기라도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