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요즘 들어 자주 하는 생각이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가 버텨진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출근 준비할 때도 플레이리스트부터 켜고, 퇴근길에 직캠 하나 보면 기분이 좀 풀리고, 자기 전에 오늘 뜬 사진 다시 저장해두는 그 루틴이 거의 생활이 됐거든요. 예전엔 그냥 “좋아한다” 정도였는데 요즘은 내가 뭘 보고 힘나는 사람인지 더 선명하게 보이는 느낌? 경기에서 서울 왔다 갔다 하면서 공연 보러 다니던 날들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좀 빨라져요. 이상하게 그런 날은 몸은 피곤했는데 기분은 엄청 맑았던 것 같아요.
근데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반짝이는 순간들이 지나가면 너무 빨리 아득해지는 것도 있잖아요. 분명 그날 함성도 컸고, 무대도 미쳤고, 집에 와서 “오늘 절대 못 잊어” 했는데 시간 좀 지나면 디테일이 흐려지는 거예요. 그래서 요즘은 사소한 것도 메모해둘까 싶어요. 어떤 곡에서 소름 돋았는지, 누구 멘트에서 울컥했는지, 공연 끝나고 편의점에서 먹은 아이스크림까지. 웃기긴 한데 그런 거 적어두면 나중에 다시 꺼내 봤을 때 그날 공기까지 같이 돌아올 것 같아서요.
그리고 나이 들수록 좋아하는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건지, 괜히 예전보다 더 진심이 되는 것 같아요. 그냥 얼굴 보고 좋아하는 거 아니고, 무대 하나에 담긴 노력이나 꾸준함 같은 게 더 보여서 그런가. 누군가는 덕질이 현실도피 같다고 보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거든요. 현실이 빡세니까 더 진짜로 좋아하는 걸 붙잡게 되는 느낌? 바쁜 날에도 “다음 컴백 오면 버틴다” 이런 마음 하나로 묘하게 살아지잖아요. 저만 이런가요. 가끔은 내가 너무 과몰입하나 싶다가도, 또 그런 마음 덕분에 하루를 좀 덜 퍽퍽하게 보내는 것 같아서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다들 요즘 자주 떠오르는 생각 뭐예요? 저는 이상하게 “좋아하는 마음도 기록 안 하면 사라지는구나” 이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오늘도 사진첩 정리하다가 갑자기 울컥하고, 노래 한 곡에 그때 계절까지 생각나고 그랬네요. 덕질하는 분들은 특히 공감할 것 같은데, 여러분은 순간 간직하려고 따로 하는 거 있어요? 공연 후기 길게 쓰는 편인지, 아니면 저처럼 저장만 왕창 해두는 편인지 괜히 궁금해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