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카페에 앉아 있다가도 문득문득 비슷한 생각이 자주 납니다. 젊을 때는 하루가 모자라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같은 하루여도 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예전에는 뭘 더 해야 하나, 어디까지 가야 하나 이런 쪽이었다면, 이제는 오늘 내가 마음 편했는지, 사람 얼굴 보며 웃을 일이 있었는지 그런 게 더 오래 남습니다. 경기 쪽에서 오래 살다 보니 늘 다니는 길도 많은데, 산책하다 보면 같은 길인데도 계절 따라 느낌이 달라서 괜히 발걸음을 늦추게 됩니다.
저는 은퇴하고 나서 카페 가는 시간이 꽤 소중해졌습니다. 꼭 대단한 커피 맛을 따지는 건 아니고, 햇빛 드는 자리 하나 잡고 앉아서 밖에 사람들 지나가는 거 보는 재미가 있네요. 젊은 사람들 바쁘게 움직이는 거 보면 보기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 나이 때 나는 저렇게 주변을 볼 틈이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 사는 게 결국 속도보다 자기 리듬이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남하고 맞추느라 애쓰던 시간이 지나고 나니, 늦어도 괜찮고 잠깐 멈춰도 괜찮다는 걸 이제야 좀 알겠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이렇게 여유를 느끼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더군요. 시간이 많아지니까 괜히 지나간 일도 더 떠오르고, 그때 조금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장면도 생각납니다. 별일 아닌데도 밤에 누우면 그런 생각이 줄줄 이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라도 낮에 걷습니다. 걷다 보면 머릿속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 있거든요. 꼭 무슨 답이 나오는 건 아닌데, 복잡했던 마음이 한 칸씩 뒤로 물러나는 기분은 있었습니다.
회원님들은 요즘 어떤 생각이 자주 떠오르세요? 나이 들어서 그런 건지, 세상이 워낙 빨라져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저는 요새 “잘 사는 게 뭘까” 같은 생각을 예전보다 자주 합니다. 거창한 건 아니고, 밥 잘 먹고, 다리 불편하지 않게 산책하고, 가끔 마음 맞는 사람이랑 차 한잔하는 거면 충분한가 싶다가도 또 사람 마음이 그렇진 않잖아요. 다들 비슷하신지, 아니면 저만 이런 쪽으로 생각이 많아진 건지 궁금해서 한번 적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