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일상이 딱 그래요. 남들이 보면 진짜 별거 아닐 수 있는데, 저는 그 별거 아닌 것들에 하루 기분이 왔다 갔다 하네요. 아기 겨우 재워놓고 소파에 앉아서 식은 커피 한 모금 마시는 그 5분이 왜 이렇게 소중한지 모르겠어요. 예전엔 커피가 식으면 맛없다고 그냥 버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식었든 말든 내 손에 컵이 들려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이에요. 근데 또 웃긴 게, 그렇게 겨우 한숨 돌리면 귀신같이 애가 찡얼거려서 “아 진짜...” 이 말이 자동으로 나오더라고요. 하루 종일 정신없이 쫓기는데 또 막상 지나고 나면 내가 오늘 뭐 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리고 밖에 나가는 것도 왜 이렇게 큰일인지... 예전엔 그냥 지갑이랑 폰만 챙기면 끝이었는데, 이제는 기저귀, 물티슈, 여벌옷, 수유 관련 챙길 거 생각하면 나가기 전부터 지쳐요. 분명 잠깐 집 앞만 다녀오려던 건데 준비하다가 한 시간 가고, 정작 나가면 아기가 타이밍 좋게 울어서 다시 들어오고요. 그래서 요즘은 날씨 좋은 거 창문으로만 보고 “와 오늘 좋다...” 하고 끝날 때도 많아요. 그래도 가끔 아기 안고 잠깐 바람 쐬면 그 짧은 시간에 기분이 좀 풀리더라고요. 진짜 별거 아닌데 그런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또 하나 신기한 건, 예전에는 몰랐던 작은 행복들이 생겼다는 거예요. 아기가 오늘은 좀 오래 잤다, 트림이 잘 나왔다, 응가 상태가 괜찮다, 혼자 누워서 10분만 조용히 있어줬다 이런 것들요. 예전의 저는 이런 걸로 이렇게 기뻐할 줄 몰랐거든요. 대신 반대로 별거 아닌 일에도 엄청 예민해져서, 아기 평소랑 다르게 칭얼대면 괜히 제가 뭘 잘못했나 싶고 혼자 검색하다가 더 불안해질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너무 단정 지어 생각하지 말고, 기록해두거나 주변 얘기 들어보는 게 좀 도움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초보맘들 다 이런가요? 저는 요즘 하루가 너무 길면서도 너무 빨라요. 힘든데 또 아기 자는 얼굴 보면 금방 마음 풀리고, 그러다가 또 새벽 수유 생각하면 벌써 막막하고요. 다들 소소하게라도 기분 풀리는 루틴 같은 거 있으세요? 진짜 별거 아닌 거라도 좋으니까 좀 배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