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진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어요. 애기 한 번 먹이고 트림시키고 기저귀 갈고 좀 눕혀놓으면 또 금방 낑낑거리고, 겨우 재웠다 싶으면 제가 화장실 가는 소리에 깨는 것 같고요. 예전엔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멍때리는 시간이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지금은 미지근해진 커피라도 끝까지 마시면 그게 그렇게 큰 성공처럼 느껴져요. 남들은 소소한 일상이라고 하면 예쁜 하늘 본 거, 맛있는 거 먹은 거 이런 거 말하잖아요. 저는 요즘 애기 낮잠 30분 넘게 자준 게 제일 큰 소소한 행복이에요.
근데 또 웃긴 게, 그렇게 정신없다가도 애가 자면서 입꼬리 씰룩하면 그거 하나로 다 풀리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허리 아프고 졸리고 왜 우는지도 모르겠어서 같이 울고 싶었는데, 갑자기 손 꼭 잡아주면 또 마음이 이상해져요. 진짜 육아가 사람 정신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 같아요. 어제는 빨래 개다가 애 양말이 너무 작아서 혼자 한참 웃었네요. 이렇게 작은 인간이 집 분위기를 통째로 바꿔놓다니 싶어서요.
그리고 괜히 저만 이런가 싶은 것도 많아요. 애기 자면 저도 같이 자야 한다는데, 막상 자는 시간 오면 집안 꼴이 눈에 들어오고 밀린 설거지 보이고 빨래 돌려야 할 것 같고 그러다 결국 못 자요. 그러면 밤수유 때 더 멘붕 오고요. 다들 어떻게 버티세요? 초보맘들은 원래 이렇게 하루 종일 뭘 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엄청 지친 상태가 되는 건가요? 주변에서는 “지나가면 금방이야”라고 하는데, 그 말이 위로가 되다가도 지금 이 순간은 왜 이렇게 긴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요즘 느끼는 건, 평범했던 것들이 되게 귀해졌다는 거예요. 따뜻한 밥 한 끼, 조용한 10분, 세수하고 바로 나올 수 있는 자유 같은 거요. 예전엔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은 이벤트가 돼버렸네요. 혹시 저처럼 신생아 키우는 분들, 하루 버티는 나만의 소소한 팁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너무 거창한 거 말고, 진짜 현실적으로 숨통 트일 수 있는 거요. 오늘도 애기 깰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글 써봤네요.
